마이너 휴대폰업체들 무더기 퇴출위기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통했던 휴대폰 업계에도 최근 불황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6일 파이낸셜타임스(ft.com)는 90년대 후반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휴대폰 업계에도 최근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된데다 가격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운 ‘마이너리그’ 업체들이 잇따라 휴대폰 사업철수를 발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에는 지난해 전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6위를 기록했던 프랑스 알카텔(alcatel.com)까지 최근 “수익성이 떨어지는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하겠다”고 전격 발표,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 최대 종합 전자회사인 필립스(philips.com)의 차기 사장으로 발탁된 지래드 클레이스털리씨도 지난달 “휴대폰 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또다른 프랑스 통신업체인 사젬(sagem.com)도 지난해 총 1300만여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는 등 선전했지만 이 정도 물량으로는 앞으로 본격화될 가격경쟁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최근 경쟁업체 알카텔과 인수·합병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소개했다.

심지어 필란드의 노키아(nokia.com)에 이어 세계 2위의 휴대폰 업체인 스웨덴의 에릭슨(ericsson.com)도 최근 휴대폰 사업부가 적자로 돌아서자 이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거나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을 정도로 휴대폰 업체들은 최근 무더기 퇴출위기에 몰려있다.

가트너그룹 분석가 피터 리처드슨은 “최근 전세계 휴대폰 업계가 수요감축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운 마이너리그 업체 중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제3세대 이동통신(IMT)용 신제품 개발을 포기하고 휴대폰 사업부를 통째로 매각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들 업체를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는 다음달 세계 최초로 제3세대 서비스를 시작하는 일본을 비롯해 전통적으로 전자 및 통신분야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한국 등 아시아권 통신장비 업체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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