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피플> 한인규 신임 한림원장

“우리 과학자들이 하루에 한시간씩 연구를 더 하자는 비장한 각오로 연구개발에 힘써 우리나라도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과학기술 선진국가의 반열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로 부임한 한인규 한림원장(66)은 비용절감을 위해 부임 첫날 아침 승용차를 팔았다. 그는 “한림원 소속 과학자들이 한국의 과학기술을 대표하지만 제대로 된 건물 한채 없는 실정”이라며 “몸소 실천하기 위해 적은 비용이지만 차를 팔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하던 한 원장은 “농업생명을 전공한 사람을 한림원장으로 뽑아준 데에는 21세기 화두로 급부상한 생명공학에 대한 기대도 들어있다”며 “앞으로 한림원에 생명공학부를 설치, 균형있는 민간단체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피력했다.

“여태까지는 이학과 공학 부문에서만 한림원상을 수상한 것도 바꿀 것입니다.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의약학 부문에도 한림원상을 마련할 것입니다.”

그는 또 “한림원 독립건물 건설은 입술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며 “한 나라를 대표하는 단체가 마땅한 장소조차 없는 것은 국가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 원장은 부임 첫날 취임사에서 “이임식은 반드시 한림원 전용건물에서 할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한림원의 자산은 회원입니다. 장차 노벨과학상을 수상할 만한 젊은 중견 과학자들을 대거 영입해 한림원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것입니다.”

한 원장은 “노벨과학상 수상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며 “한림원은 오는 5월 스웨덴 한림원 소속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을 초대해 국제적인 과학기술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축산학회(WAAP)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한 원장은 “한국 과학기술계의 원로들이 모인 한림원의 발전은 한국 과학기술 발전의 토양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관련 아카데미와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과학기술분야 정책입안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단있는 성격의 한 원장은 “국가정책의 자문자 역할을 하는 것이 한림원의 몫이지만 그에 합당한 법적 지위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정부가 필요로 하는 한림원이 되기 위해서는 법적지위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약력

△1934년 10월 12일 경북 성주 출생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축산학 전공 △코넬대 영양학 박사 △중국 옌볜대 농학원 명예교수 △서울대 명예교수 △제3세계 과학아카데미 종신회원 △세계축산학회(WAAP) 회장

<김현예기자 yea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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