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업계 원가절감 전략 새 기류

반도체장비업계가 부품가공업체를 공동으로 운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화인반도체기술, 케이씨텍, 한국알박, 성원에드워드, 한국램리서치 등 반도체장비업체들은 기술경쟁력 향상 및 원가 절감을 위해 하청관계에 있는 부품가공업체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장비업체들은 부품설계 등의 산업비밀이 유출될 것을 우려해 하청 가공업체가 타 경쟁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사실상 막아왔으나 최근 경영난 타개 및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반도체장비업체 여럿이 특정 가공업체를 집중 활용할 경우 안정성 높은 제품을 값싸게 조달할 수 있어 장비 생산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가공업체도 물량증가로 인한 원가 절감과 기술력 향상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인반도체기술(대표 장명식)과 케이씨텍(대표 고석태)은 지난 1월말 각각 25%의 지분을 투자, 인천에 가공업체 에이엠피엔지니어링을 공동 설립했다. 두 회사는 신설법인으로부터 포토마스크의 오염방지 보호막으로 사용되는 페리클을 비롯해 정밀도가 100분의 1 이상인 기계가공품 등을 공급받아 자사 장비에 적용하고 있다.

장명식 화인반도체기술 사장은 “지금까지 하청 가공업체 또는 자체 전담팀을 구성해 부품을 확보했으나 하청업체가 영세하거나 사내 생산팀의 기술경쟁력이 부족해 원하는 수준만큼의 신뢰성을 얻지 못했다”며 “가공업체 공동 운용으로 장비업체와 가공업체가 동시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알박의 한국지사인 한국알박(대표 백충렬)은 에이엠피엔지니어링을 활용하거나 기존 가공업체를 타 장비업체와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백충렬 한국알박 사장은 “국내 가공업체 10여개사의 기술 향상을 위해 본사 공장 견학 등의 기회를 주고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들고 해당 업체도 단일 고객과의 거래로는 기술 향상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진공 및 공업용 가스전문회사인 성원에드워드(대표 김중조)와 에처 및 CMP 장비 전문업체인 한국램리서치(대표 김동성) 등은 가공업체를 공동 운용해 자사 수요는 물론 본사로도 역수출한다는 방침 아래 가공업체를 물색중이다.

김중조 성원에드워드 사장은 “최근 의식이 깬 반도체장비업체를 중심으로 가공업체 공동 활용계획이 모색되고 있는데 해외시장 개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협력 움직임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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