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에서 정보의 활용은 경제·사회·문화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정보를 충분히 이용하는 사람들과 지리적·경제적·신체적 또는 사회적 이유로 인해 그렇지 못한 사람들간 격차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이용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정보이용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만 정보격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 갈등을 방지하고 균형있는 국가발전을 기할 수 있다.
정보취약계층의 존재는 전자정보·전자민주주의·전자상거래·원격교육·원격근무·원격진료와 같은 정보사회 실현을 저해하고 결국 국가차원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정보격차 해소에 나설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법·제도 등 정책적인 기반마련이 시급하다.
시장 기능을 통한 기술발달과 가격하락을 통해 어느 정도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으나 누구나 정보통신매체를 이용하는 근원적인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전화·TV 등과 같은 전통적인 매체는 크기·가격·질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제공하는 서비스는 동일하나 인터넷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매체이므로 인터넷 접속과 사용에서의 계층화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지역접근센터나 도서관을 이용한 인터넷 접근과 가정에서의 인터넷 접근간 격차, 구형 PC와 신형 PC간 격차, 모뎀을 이용한 저속 인터넷과 케이블과 xDSL을 이용한 고속인터넷간 격차, 초고속 모바일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간 격차 등으로 더욱 세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보사회를 앞당기고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
외국의 경우 이러한 정보격차의 중요성을 일찍 깨닫고 다양한 정책방안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93년 ‘Agenda for Action’을 통해 모든 미국인이 부담없는 가격으로 정보자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함을 9가지 정책목표 중 하나로 명기했다.
또 지난해 초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연두교시를 통해 농촌지역의 초고속 통신망 구축과 인터넷서비스 제공을 위해 1억달러 융자 및 200만달러 지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은 또 장애인 및 노인들의 접근성 보장을 위해 정보통신법·노동력투자법·장애인법 등을 통해 정보통신기기 및 서비스 접근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컴퓨터 미보유 주민을 위해서는 지역접근센터를 구축, 인터넷이용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에는 학교에 컴퓨터를 기부하는 기업에 세금을 공제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학교 컴퓨터 기부법안을 마련하는 등 정보격차의 기본인 컴퓨터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영국도 2005년까지 모든 영국인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환경 조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취약계층 주민들의 컴퓨터 이용능력 향상, 지역접근센터, 저소득 주민을 위한 재활용 컴퓨터 보급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호주에서도 ‘Networking the Nation’이라는 국가적인 사업을 실시, 농어촌지역 통신망 구축지원뿐만 아니라 정보화 교육 및 응용서비스 제공까지 지원하는 포괄적인 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보격차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최근 들어 다양한 정보격차 해소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또 법률적으로도 정보화촉진기본법·전기통신사업법·장애인복지법 등에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법률적인 조항을 담고 있다.
우선 정보화촉진기본법은 제3조(정보화시책의 기존 원칙), 제16조 2항(보편적 역무의 제공과 복지정보통신 실현), 제26조(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구축 촉진 및 이용활성화) 등에 정보격차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기통신사업법도 제65조(역무제공의무), 제3조 3항(보편적 역무), 제32조(요금 감면), 제65조(시정명령) 등 조항에서 정보격차 해소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장애인복지법도 제20조에 장애인의 정보접근에 대한 법률적 조항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별 법안들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 정보화 촉진법에 보편적 역무 관련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고도 정보통신 서비스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또 전기통신사업법의 경우 보편적 역무제공을 위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으나 보편적 역무의 제공원칙, 서비스 범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이 담겨 있지 않아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장애인복지법 역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와 자막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터넷서비스의 접근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이들 법안은 정책의 지속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법적근거가 부족해 일회성에 끝날 우려가 있었다.
이같은 지적에 따라 국회는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정보격차 해소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지난해 12월 통과시켰다.
이 법률은 정보격차 해소에 관한 정책의 지속성을 보장하고 인터넷시대에 걸맞은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의 접근성 보장을 규정, 그동안 정보화에서 소외됐던 장애인들이 원활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형식적으로도 복지법률이 갖고 있는 필수요소인 대상·인력지원·자금지원·시설지원·추진체계를 규정하고 있어 기존해 허술했던 개별법률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법률은 앞으로 시행령 제정 등을 통해 세부적인 조항과 규정을 담을 예정이어서 균등한 정보접근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이 법안을 발의했던 김효석 의원은 “그동안 7개 관련부처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각각 소외계층의 정보화를 추진해 왔으나 부처간 조율과 협조, 다양한 계층의 격차해소를 위한 예산의 효율적 집행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따라서 정보격차 해소에 관한 법률은 정부부처의 추진근거를 명시하고 부처간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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