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직 저 ‘시장을 지배하는 101가지 법칙’ 중
“뺄셈도 때로는 덧셈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한다. 긴 치마를 잘라 버리면 미니스커트가 되고 셔츠 길이를 짧게 만들면 배꼽T가 된다. 크라이슬러에서 만들었던 무개차는 지붕을 잘라 버린 뺄셈이었다. 일본에서 붐을 일으켰던 ‘경쾌한 자전거’는 헤드라이트나 짐받이 등 자전거에 통상적으로 부착되는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해 버리고 핵심적인 몇 가지 기능만을 살려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가전제품의 경우를 보면 초기에서 성장기까지는 덧셈이 지배하지만 성숙기 시장이나 불황기에는 마이너스 게임이 시장을 지배한다. 일본의 히타치는 90년대 초반의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필요없거나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과감히 버리고 꼭 필요한 기능만을 엄선한 가전제품을 만들어 잇따라 히트시켰다.”
메모:몸피를 늘리는 것만이 경제적 성장과 성공의 유일한 잣대로 여겨지던 시대가 있었다. 몇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거나 몇 명의 직원을 데리고 있다거나 몇 평의 사무실을 소유하고 있다거나 등등. 그리하여 자꾸만 더하고 집어넣고 키우는 일에만 전념해왔다. 영양과잉으로 비만증세에 시달리든, 때론 여기저기서 병목현상이 빚어져 저마다 경음기를 울려 보지 못하고 듣지도 못했다. 그러나 IMF라는 직격탄을 맞은 후, 상황은 달라졌고 비로소 알게 됐다. 자꾸 더하고 껴입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의 의식은 어떠한가.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는, 분수에 맞는 생각을 하고 있는가. 잔뜩 부풀어 올랐던 기대수준을 조절하고 허위의식을 벗겨내는 일. 우리의 의식에도 감량경영, 뺄셈의 메스를 대야 할 시점은 아닌지. 별로 사용하지도 않는 잡다한 기능을 집어넣고 가격을 올리는 게 최상책이 아니듯 우리의 의식 속에 무성하게 자라난 잡풀과 잔가지를 쳐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봄, 그간 우리의 의식 속에 내려앉은 더께를 걷어내고 따사로운 햇살 아래 우리 의식의 맨살을 드러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양혜경기자 hk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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