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폭등으로 금융시장과 물가가 불안한 가운데 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아 우리나라 경제산업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들은 호재로 작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엔화가치도 급락하고 있어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해외시장 가격경쟁력을 높이기가 여의치 않은 실정. 지난달 수출이 전년동월보다 0.6% 감소해 지난 9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지난 주말보다 16원 가까이 폭등한 1343원대로 진입함에 따라 외환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외환시장은 개장 초반부터 기준율 대비 9.50% 오른 1337원에서 거래가 시작된 이후 오후 4시 현재 무려 21.2원이 오른 1348원70전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엔달러환율도 심리적인 마지노선으로 인식됐던 125엔을 가볍게 돌파한 이후 126.30엔을 기록, 원화환율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원달러환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엔달러환율의 하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97년 시중은행들의 유동성문제로 맞았던 외환위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오히려 지난 3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944억4400만달러로 1100억달러대의 대만·홍콩에 이어 세계 5위의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고 있어 유동성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원달러환율 폭등의 원인을 엔화약세에서 찾고 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외환폭등은 엔화약세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더군다나 지난 주말 역외환(NDF)시장에서 원달러 상승 분위기가 반영돼 달러 팔자가 실종한데다 기업들의 결제수요로 인해 달러 매수가 늘고 있는 점도 환율폭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엔화약세로 인한 환율폭등은 국내 증시에도 많은 부담을 줄 전망이다.
엔화약세시 국내증시가 강세를 보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엔화에 연동해 원화의 급격한 절하가 이어질 경우 물가불안 등 거시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증시에도 악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원달러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입 산업들의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최근 환율급등이 국내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자료를 통해 일단 우리나라의 전략수출산업인 반도체·자동차·조선 등의 분야는 환율상승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는 수출물량의 증가보다는 환차익의 발생에 따른 채산성 개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전세계 시장에서 일본 메모리반도체 생산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불과해 엔화 환율상승의 여파도 미미한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거래선에 고정된 정산료를 지불해야 하는 별정통신과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통신단말기 제조업체, 칩세트 및 부품수입이 많은 컴퓨터 관련 제조업체, 정보통신 관련제품 수입유통업체들은 당초 계약보다 많은 달러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불가피하다.
원달러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외화부채규모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외화순자산 보유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이익은 미미한 반면 외화순부채 규모가 큰 기업들은 상당폭의 외화환산 손실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외화순부채 규모가 10억달러 이상인 기업은 한국전력, SK, 현대전자, 삼성전자이고 5억달러 이상은 현대차, 포항제철 등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은 환율상승으로 이한 외화환산 손실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 수출을 위주로 한 기업들의 경우 영업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환율의 급등상황은 증권시장에서도 희비를 엇갈리게 하고 있다. 수출비중이 높은 전자, 화학, 섬유, 조선, 전자, 해운 항공업종등의 상반기 실적호전이 예상돼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대동, 한국고덴시, 대륭정밀, 삼양통상, 대한해운, 대한화섬 등이 최대의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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