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사의 지난 11월 시장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95년 125만대의 PDA가 출시된 이래 지난 99년까지 세계 시장은 연평균 40.4%의 고속 성장을 기록해왔다. 특히 지난해는 940만대(30억달러)로 전년대비 84%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고속성장은 향후에도 계속 이어져 오는 2004년에는 3400만대(77억달러)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데이터퀘스트사는 전망했다. 그동안 정보기기의 왕좌를 차지해온 PC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눈길을 끄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국내 PDA보급률은 PC 및 이동전화단말기 보급률과 비교할 경우 크게 뒤쳐진다. LG경제연구소측은 지난해 국내 PDA공급대수를 6만대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대신경제연구소측은 8만대로 추정하고 있다. 누적대수도 대략 12만대에서 16만대 수준.
이동전화단말기가 지난해 국내에서 1300만대 팔린 것과 비교하면 대략 1% 수준에 그친 셈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PDA에 대한 인식확산과 다양한 모델 출시에 힘입어 전년대비 2배내지 4배 정도의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 PDA시장은 팜, 핸드스프링 등을 비롯한 PDA전문업체들과 HP, 컴팩 등 대형 PC업체들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세계 1위의 자리를 계속 유지해온 업체는 팜컴퓨팅사다. 독자 OS인 「팜OS」를 기반으로 간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저렴한 가격 등을 내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99년 OS별 제품 판매대수를 보면 팜계열의 제품들이 생산대수 325만대로 전체 시장의 53.7%를 차지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CE」를 채택한 제품은 172만대로 시장점유율 28.5%에 그쳤다.
2000년 추정자료에 따르면 팜계열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5% 상승한 58.8%로 증가할 전망이나 윈도CE 점유율은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격차가 더욱 벌어져 미국 팜사의 OS를 사용하는 팜 진영 PDA 업체들이 지난 2월 미국의 소매시장에서 89%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세계 시장점유율을 보면 저가형 모델인 「팜파일럿」을 출시하고 있는 팜컴퓨팅사가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로 수위를 달리고 있으며 핸드스프링, 카시오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와는 달리 토종업체인 제이텔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셀빅」이라는 독자 OS를 채택하고 완벽한 한글지원이라는 강점을 내세운 제이텔은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7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이밖에도 세스컴·엠플러스텍·아이디닷컴 등이 독자 제품을 출시,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부단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샤프가, 중국에서는 상무통이 완벽한 현지언어지원을 내세워 6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토종업체들의 선전을 바탕으로 국내 업체들의 시장참여도 활기를 띠고 있다. 싸이버뱅크·지메이트·HNT·알파텔레콤·웹체커 등 전문업체들이 제품을 개발했거나 개발중이며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 등도 관련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국내 인터넷 열풍에 힘입어 국내 PDA 업체들의 무선 인터넷 접목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내 PDA업체들이 내외장 CDMA모듈을 탑재한 제품을 개발했거나 개발중이며 블루투스 등과 같은 무선기술 접목에서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접근은 동기식 2.5세대 이동통신(IS95C), 유럽형 2.5세대 이동통신(GPRS), 그리고 3세대 이동통신(IMT2000) 등 본격적인 무선 인터넷 시대에 국내 업체들의 선전을 예상하게 하는 자산이 될 것이 분명하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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