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털업계의 대부인 한국기술투자(KTIC) 서갑수 회장(54)이 거액의 회사돈을 횡령하고 회사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이 수사를 벌이면서 벤처캐피털업계와 벤처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서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횡령과 KTIC 및 리타워텍 주가조작이다. 현재 검찰의 입장은 혐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사법처리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상황이지만 서 회장측은 조만간 자진출두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적극 해명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서 회장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든 아니든 벤처캐피털업계의 도덕성 문제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특히 서 회장은 벤처캐피털업계의 리더로 그동안 관련업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전망이다.
◇업계 반응=그동안 벤처캐피털업계는 도덕성 문제에 많이 휘말려왔다. 그러나 이전의 상황이 사이비 금융업자에 의한 사건으로 치부됐던 것과는 달리, 국내 창투업계 1세대로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까지 역임했던 서 회장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현재 벤처캐피털업계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지만 제2의 표적이 누가 될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가올 정부의 창투사 구조조정 및 사후관리 강화 등의 후폭풍도 업계를 숨죽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와 관련, 남민우 다산인터네트 사장은 『벤처기업은 그간 KTIC의 투자만으로 공신력을 인정받았다』며 『장기간 투자로 벤처기업에 안정적인 자금을 지원하던 KTIC의 위기를 보면서 벤처기업인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파장=KTIC의 투자기업들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특히 출자사 중 올해 코스닥등록을 준비하는 업체들은 등록이나 증자 등 자금조달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코스닥등록이나 증자시 KTIC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기업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기술투자의 출자사인 N사 관계자는 『한국기술투자와 관련여부를 묻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며 『KTIC 임원진들의 무책임한 경영으로 출자사들이 유무형의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KTIC는 현재 총 280여개의 업체에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 코스닥등록을 준비하는 곳만도 나눔기술·네이버·메타랜드 등 30여개 업체에 이른다. 코스닥등록업체 중에는 다산인터네트·서울시스템·피코소프트 등 12개사에 대해 1∼10%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IC는 『이번 사건으로 회사의 자산유출이나 조합자산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을 것』이라며 『투자자와 조합원의 자산 안정성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향후 전망=KTIC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 서 회장이 조만간 자진출두해 혐의사실에 대해 해명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이번 사건과 관계없이 투자나 투자기업 관리에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구속된 방한정 사장을 포함, 서 회장마저 구속될 경우 KTIC는 회사의 경영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선장을 잃는 결과를 낳아 일정기간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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