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유닉스서버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유닉스서버 시장의 정상에 오른 한국썬의 수성의지와 한국IBM·한국HP·컴팩코리아·한국후지쯔 등의 업체가 도전의사를 명백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IBM은 유닉스서버시장의 맏형으로서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올해 정상자리를 넘보고 있으며 한국HP 역시 정상 재탈환을 위한 전의를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IDC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유닉스서버시장은 전년의 6761억원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모두 1조2039억원(달러당 1300원 기준)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대수 면에서도 1999년의 9138대보다 6805대가 증가한 1만5943대가 팔려나가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중 한국썬은 유닉스업계의 대표주자답게 2억86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업계 수위를 차지했으며 한국IBM은 2억4600만달러를 달성해 2위, 한국HP는 1억9610만달러로 3위에 랭크됐다. 그 뒤를 이어 컴팩코리아(1억300만달러)·한국NCR(4150만달러)·한국후지쯔(3180만달러)·SGI코리아(1620만달러) 등의 순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순위의 변화를 닷컴기업의 부상과 이에 맞춘 한국썬의 적절한 마케팅과 영업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썬은 지난해 자사의 서버가 인터넷시대에 맞는 확장성과 가용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닷컴기업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IBM이 e비즈니스시대의 도래를 소리높여 외치고 있는 사이 한국썬은 「e비즈니스 토털솔루션 프로바이더」라는 모토를 앞세워 고객 곁으로 다가서는 전략 구사에 공을 들였다.
게다가 자바 교육프로그램과 솔라리스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인력의 도움도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썬은 2만명의 교육생을 배출한 데 이어 올해에는 4만명의 교육생을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자바프로그래밍 과정을 이수한 이들은 향후 선의 잠재 고객이라는 점에서 이 회사의 매출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올해 유닉스서버 분야 1위 등극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IBM은 다양한 판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고객이 사용한 만큼의 사용료를 내는 「유틸리티 컴퓨팅」 프로그램을 운용하는가 하면 대폭적인 할인정책과 리스전략을 총동원해 업계 1위를 탈환한다는 목표다. 고객지원센터를 이용해 고객들로 하여금 시스템 성능을 다양하게 체크해 보고 데모를 통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전략이
다.
한국HP도 전통의 강호답게 올해에는 기필코 유닉스서버시장의 왕좌를 되찾아오겠다는 목표다. 최근 e비즈니스와 닷컴기업이 전면에 떠오르면서 선이 집중적으로 조명받기는 했지만 기존의 유닉스 강자로서의 이미지를 잘 살리면 업계 1위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에는 「개라지프로그램」과 리스 및 할인 프로그램, 유틸리티컴퓨팅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고객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컴팩코리아도 올해 경기부진으로 인해 PC서버 분야에서의 큰 폭의 매출신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유닉스서버 매출의 극대화에 진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 중점사업 중의 하나로 선정한 시스템통합(SI) 사업과 유닉스서버 비즈니스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매출 확대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더구나 금융권과 통신권을 겨냥한 무정지시스템의 비즈니스를 활성화해 매출증대의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프라임파워2000」을 앞세워 유닉스서버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바 있는 한국후지쯔도 e비즈니스 부문과 통신·금융·제조분야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최근 TPC-C 벤치마킹 결과시 나온 수치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성능 컴퓨팅 분야를 전략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SGI코리아가 영상분야와 캐드캠 및 학교분야의 주도권을 앞세워 제조분야의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며 NCR도 데이터웨어하우스(DW)·고객관계관리(CRM) 분야의 서버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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