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철 이니엄 대표 president@enium.co.kr
콘텐츠 산업은 최근 몇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 가운데 하나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총아로 각광을 받고 있다. PC방이 전국적으로 2만개가 넘고 유료 회원이 1000만명을 상회하는 등 한국은 온라인 게임 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대보다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려해야 할 현상들도 있다. 이미 국내에는 30여종의 온라인 게임이 상용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현재 베타테스트 중이거나 개발중인 게임을 모두 합치면 100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마디로 공급 과잉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공급 과잉은 과당 경쟁을 유발해 업계 전체를 거품에 빠트릴 확률이 높다. 이미 일부 온라인 게임업체가 작년말부터 대대적인 TV광고를 시작했으며 전반적인 콘텐츠 유료화 추세와는 반대로 PC방에 무상으로 게임을 제공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이같은 공급 과잉은 서비스 요금 인하를 재촉할 것이라는 점에서 게이머들에게 희소식이지만 업체들에는 매출과 수익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개별 업체들은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국산 온라인 게임이 해외로 수출된다는 낭보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온라인 게임의 수출 경쟁력은 입증되지 않았다. 또한 해외의 온라인 게임들이 국내시장에 속속 상륙하고 있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그동안 온라인 게임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일본·미국의 게임업계들이 PS2와 X-박스의 사업 전략에 발맞춰 본격적으로 온라인 게임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30여개 업체가 온라인 게임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비판도 우리 업계에는 부담이다. 최근 들어 게임 중독증에 대한 비판이 강도 높게 제기되면서 폭력·사행성 온라인 게임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부는 55개의 도박게임 사이트를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인정하고 청소년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게임 이용자의 저변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나 여전히 청소년층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라인 업계 입장에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저런 상황을 감안하면 온라인 업계는 도전을 받고 있으며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실과 게임의 특성을 감안하여 온라인 게임업계가 취할 수 있는 대안을 몇가지 생각해 보았다.
첫째 게임의 장르와 소비자층을 다변화해야 할 것이다. 사실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은 그 수익을 청소년층에 의존하고 있으며 폭력과 사행심리를 조장하는 게임들이 적지 않다. 게임의 장르를 다변화함으로써 청소년에 편중된 게임 이용층을 어린이, 여성, 중장년 등으로 확산시켜 사회와 갈등을 빚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두번째는 온라인 게임의 용도를 오락적인 용도에 국한하지 말고 교육이나 마케팅 등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이미 일부 게임 업체가 교육전문 포털들과 제휴하여 온라인 게임 기반의 교육 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고무적인 시도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게임 서비스 기술을 상품화할 필요가 있다. 직접 만나본 외국의 게임회사 관계자들은 한국 온라인 게임의 기획력이나 개발력을 인정하기보다는 네트워크 기술·과금 시스템 등 운영 노하우와 서비스 인프라에 대해 감탄하고 있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업계가 세계적으로 주도적인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게임 자체뿐만 아니라 서비스 기술 및 복합적인 마케팅 노하우를 축적하는 데 보다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우리 온라인 게임 업계가 선점할 수 있는 세계 시장은 실로 넓고 무한하며 앞으로 게임 업계의 진정한 승부는 이곳에서 결정날 것이다.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밖으로 뻗어나가 모두 다함께 승리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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