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승만이 남았을 뿐이다.』
국내 최고의 격투왕을 가리는 「이오리스배 KOF 천왕전」이 치열한 예선전을 마감하고 19일부터 4강전에 돌입한다.
킹오브파이터(KOF)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택, 상대와 전투를 벌이는 격투게임의 대명사로 지난 1월부터 펼쳐진 예선전에는 전국 1000여 KOF 마니아들이 참가하는 등 큰 관심을 모아왔다.
내로라하는 전국의 「주먹왕」들이 총출동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동네 게임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기에 가까운 기술들이 화려하게 선보였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복잡한 전략과 테크닉이 필요하지 않은 KOF는 순간의 순발력이 승부의 관건. 특히 짧은 시간에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KOF 천왕전 4강에 진출한 이광노·박수호·인제훈·김동현 등 4명의 고수들은 이런 점에서 다른 선수들을 한발 앞서고 있다. 남보다 한발 빠른 순발력과 적시에 상대를 공격하는 과감성, 그리고 심리적 안정감 등 이들은 아마추어로는 감히 꿈꿀 수 없는 게임의 경지를 과시하며 KOF의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줬다.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유한 4명의 고수 중에서도 KOF 천왕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선수는 나우누리 게임기동호회 소속의 이광노.
아마추어 사이에서는 KOF2000의 최고수로 널리 알려진 이광노는 16강전에서부터 8강전까지 내리 6경기를 무패로 마감하며 4강에 진출, 다시한번 왕좌의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이광노는 기본적인 공격과 견제플레이만으로도 대부분의 상대를 제압하는 고수의 면모를 과시해 보는 사람들을 감탄케 했을 정도.
이에 맞서는 박수호도 6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광노를 위협하고 있는 맞수다.
김동욱·정모자·장진혁·인제훈·변영주·김동욱 등 청운의 꿈을 안고 그에 맞선 상대들은 모두 단번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특히 상대에 따라 자신의 주캐릭터가 아닌 약한 여성캐릭터를 선택하는 여유까지 보여준 박 선수는 KOF 천왕을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다는 기세다.
또 박수호는 맞수인 이광노와 같은 게임기동호회 출신으로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두 선수의 대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 선수 모두 조 1위로 결선에 진출, 4강전에서는 만나지 않지만 전력면으로 결승에서 두 선수가 만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광노와 4강에서 맞붙게 되는 인제훈은 큰 경기에 강한 승부사다.
비록 16강전과 8강전에서 1패씩을 기록하며 기량의 굴곡을 노출했으나 다음 토너먼트 진출자를 가리는 결정적인 경기에서는 뛰어난 기량을 펼쳐 보였기 때문이다. 전훈·베니마루·킹 등 전투적 캐릭터를 선호하는 인 선수는 이광노가 강자이기는 하나 비장의 무기를 마련, 투혼을 불사르겠다는 각오다.
박수호에 도전하는 김동현은 4강행 막차에 탑승한 행운아. 김동현은 경쟁자인 박연준·박진광과 함께 1승2패로 동률을 이뤘으나 라운드포인트에서 가까스로 앞서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제는 와신상담, 행운보다는 실력으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태세다.
불꽃튀는 접전이 이어지고 있는 이오리스배 KOF 천왕전에서 과연 누가 왕좌의 주인공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각조 1, 2위가 크로스 토너먼트로 만나는 4강전 경기는 19일 오후 1시 서울 삼성동 메가웹스테이션에서 진행되며 대망의 결승전은 4월 2일 거행될 예정이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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