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2000붕괴로 국내 증시 급락

나스닥지수 2000선 붕괴 여파로 국내 정보기술(IT)주들이 폭락했다.

13일 코스닥시장은 전날보다 3.76포인트(5.20%) 떨어진 68.57로 마감, 70선 밑으로 주저앉았고 거래소시장도 17.08포인트(3.93%) 하락한 527.97로 무너졌다.

이날 증시는 개장 초부터 나스닥지수 2000 붕괴라는 쇼크로 인해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다.

코스닥시장은 하락종목수가 상승종목수의 10배에 육박했으며 거래소시장도 하락종목이 상승종목의 7배에 달했다. 낙폭이 커지면서 기관들은 연기금 등을 동원, 지수 관련주의 매수에 나서며 1323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지만 나스닥 폭락의 외풍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대다수의 대형 정보기술(IT)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각각 장중한 때 20만원과 18만원선이 무너졌고 한국통신·삼성전기·삼성SDI·LG전자 등 중견 IT주도 일제히 주가가 떨어졌다. 코스닥시장도 새롬기술만이 보합으로 장을 마쳤을 뿐 한통프리텔·한통엠닷컴·하나로통신 등 시가총액 상위 통신주들과 다음커뮤니케이션·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주들은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현대그룹주와 금융주에 대한 매도 공세를 강화했다. 현대전자가 가까스로 3000원에 장을 마쳤을 뿐 증권·건설 등 현대 계열사 주식은 모두 폭락세를 보였다. 은행·증권 등 금융주들도 현대지원 여파로 우량선도주와 비주도주를 가리지 않고 일제히 폭락세를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연기금 동원 등 강력한 증시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시장의 안정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뚜렷한 상승모멘텀을 찾기 힘들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정수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나스닥시장의 약세로 전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고 있어 국내 증시만 독자적 강세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라며 『나스닥시장이 하락을 멈출 수 있는가가 국내 증시에도 초미의 관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스닥시장 하락의 골이 깊어지고 있고 반등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현재의 지수하락은 과매도 국면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나스닥시장에서 2000선 붕괴는 신경제의 거품이 해소되는 과정을 지나쳐 「언더슈팅」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나스닥의 약세국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현재의 나스닥시장과 코스닥시장 지수는 IT에 대한 혁신을 전면 부정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