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2000선의 붕괴로 국내 증시도 당분간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증시전문가들은 나스닥시장의 약세가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정보기술(IT)주들은 단기 파장을 피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12일(현지시각) 전날보다 129.11포인트(6.29%) 떨어진 1208.25로 마감, 지난 98년 12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나스닥지수가 2000선이 붕괴되면 저가 매수세력이 일시 반등을 겨냥한 매수에 나설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아 시장 참가자들의 향후 전망이 부정적인 쪽으로 일치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날 나스닥 폭락의 주요 원인은 지난주 야후·인텔 쇼크에 이어 시스코가 8000명의 직원을 감원할 방침을 밝히며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투자자들을 투매로 이끌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거래소시장이 17.08포인트(-3.13%) 떨어진 527.97을 기록했고 코스닥시장도 3.76포인트(5.20%) 하락하며 68.57로 내몰렸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연기금 동원 등 강력한 증시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시장의 안정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뚜렷한 상승모멘텀을 찾기 힘들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정수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나스닥시장의 약세로 전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고 있어 국내 증시만 독자적 강세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며 『나스닥시장이 1800선에서 하락을 멈출 수 있는가가 국내 증시에도 초미의 관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스닥시장 하락의 골이 깊어지고 있고 반등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현재의 지수하락은 과매도 국면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나스닥시장에서 2000선 붕괴는 신경제의 거품이 해소되는 과정을 지나쳐 언더슈팅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나스닥의 약세국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현재의 나스닥시장과 코스닥시장 지수는 IT에 대한 혁신을 전면 부정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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