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가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알파칩 사업의 지속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인텔과 AMD 등 경쟁사들의 한발 앞선 제품 개발과 출시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데다 수요 또한 부진해 삼성전자 안팎에서 알파칩 사업의 지속여부에 대한 회의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고성능 워크스테이션 및 서버 시장을 목표로 막대한 개발비를 쏟아부어 컴팩과 공동 개발한 알파칩은 인텔과 AMD의 적극적인 시장공세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및 낮은 인지도로 인해 애초 세운 사업계획에 대한 전면수정내지는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1.5㎓ 대역의 알파칩 개발을 선언하고 연내에 시제품 출시를 밝혔으나 아직 1㎓ 제품도 출시하지 않았다.
또 국내 최대 리눅스 서버 생산업체이자 삼성전자의 최대 수요처인 자이온(대표 한병길 http://www.zionlinux.com)에 99년 이후 공급한 알파칩의 수요도 고작 서버 300대분에 지나지 않아 사업성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서버사업팀조차 알파칩대신 인텔의 64비트 아이태니엄 프로세서를 채택해 알파칩이 끼여들 여지가 없어졌다. 서버사업팀 관계자는 『이번에 인텔 제품을 탑재한 중대형 서버는 물론 소형 서버에 대해서도 알파칩을 채택하는 계획을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주 수요처인 컴팩이 올들어 833㎒급 알파칩을 채택한 서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주로 IBM을 통해 칩을 공급받을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의 공급량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컴팩은 애초 삼성전자와 제휴할 때 알파칩을 삼성전자로부터 조달받을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IBM을 끌어들여 생산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한 관계자는 『슈퍼컴퓨터용 워크스테이션급 PC를 한데 묶은 클러스터링 분야에서 수요처를 찾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생산규모나 개발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알파칩을 생산해 공급하는 것보다는 관련기술 개발을 통해 다가올 시스템온어칩(SoC)에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알파칩 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사업포기로 단정하기는 섣부른 측면도 있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 알파칩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은 결국 알파칩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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