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장남 재용씨의 경영 참여를 공식 밝혔다. 본지 2월 1일자 3면 참조
이에 따라 e삼성을 중심으로 그룹의 e비즈니스를 주도해온 이재용씨에 대한 승계지원작업이 그룹 안팎에서 분주하다. 때마침 이사직을 없애는 직제 간소화 방침에 따라 상무로 경영수업의 첫발을 내디딜 것으로 예상되는 이재용씨에 대한 지원은 구조본을 중심으로 측근으로 알려진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관심은 그간 재용씨가 e삼성을 내세워 그룹 외곽에서 벌여온 e비즈니스의 향배다.
관심의 초점은 두 가지. 재용씨가 그룹 외부에서 벌여온 e비즈니스가 오프라인 삼성 관계사와 어떻게 화학적 결합을 할 것인가, 그리고 삼성 자체 사업의 구조조정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비즈니스 사단 다시 가동 ● 하반기 「4대 그룹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활동을 피해 전격 해체된 구조본 재무팀 소속 인터넷TF 인력 대부분이 구조본으로 원대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뭔가 움직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가을부터 e삼성인터내셔널 대표로 외국에 주로 거주하며 외부인사와의 접촉을 피한 재무팀 신응환 이사는 올 초 대표 자격을 사임하고 다른 실무진보다 앞서 구조본으로 합류한 상태였다. e삼성과 금융포털 분야의 가치네트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김성훈 대표가 e삼성인터내셔널 조직의 대표직까지 겸임하고,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널에 관련된 서류업무는 가치네트에서 용역대행하는 것으로 전환된 터였다. 재무팀 신응환 이사를 비롯한 실무진의 복귀는 e비즈니스 영역 조정, e삼성 구조조정, 또 다른 신규사업의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온오프라인 화학적 결합 어떻게 나타날까 ● 그간 e삼성 및 e삼성인터내셔널 산하에 벌여 놓은 e비즈니스 관련 사업과 기존 삼성그룹 관계사의 e비즈니스간 영역조정의 가능성은 재용씨의 경영 참여와 무관하게 거론돼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삼성SDS·삼성생명·에버랜드 등 그룹의 핵심 계열사 지분을 안정적으로 취득한 재용씨의 본격적인 경영 참여는 일반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삼성그룹의 사업 조정에서 한 발 앞서서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업계에서는 e삼성이 자연스럽게 그룹의 e비즈니스 지주회사로서 자격을 얻게 되는 만큼 기존 오프라인 관계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e비즈니스를 끌어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해 그룹의 인터넷 관련 핵심 계열사 대표는 『기존 오프라인의 사업과 e삼성 관계사들의 영역 조정이나 사업 장악은 재용씨의 경영 참여와 무관하게 시장의 경쟁 환경에서 일어날 변화』라며 『다만 그 시기가 좀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삼성SDS나 오픈타이드처럼 비슷한 영역에 걸쳐 있는 사업은 경쟁과 협력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역할분담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삼성 사업 구조조정도 관심 ● 구조조정의 단초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해외사업은 이미 e삼성아시아로 단일화됐으며, 실무 역할은 오픈타이드 해외 지역조직과 긴밀히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타이드는 e삼성아시아 전위부대이자 국내 시장에서 삼성SDS와 어쩔 수 없는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조직을 축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있는 e삼성의 사업은 수익성과 시장성의 잣대로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e삼성이 직접 투자해 설립한 기업과 지분 참여한 기업을 구분해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단순 지분참여의 경우 과감한 정리도 점쳐지고 있다.
e삼성이 벌인 핵심 사업중에서 이미 그룹물량을 기반으로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B2B e마켓 아이마켓코리아·매트플라자나, 시장성이 밝은 보안분야의 시큐아이닷컴, 이미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인터넷교육분야의 크레듀, 게임분야의 엔포에버 등은 사업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시장이 열리지 않은 금융포털의 가치네트의 경우 온라인과 연계할 수 있는 금융분야 교육사업에 이미 착수, 수익 조기 창출에 전력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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