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인 연구개발력은 A˙, 그러나 그것을 사업화해 혁신적인 기술 성과를 시장에 선보이는 힘은 C●다.』
지난해 7월 미쓰비시화학의 연구·기술개발부문 수장인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취임한 조지 스테파노폴로스(53)가 취임 회견에서 밝힌 미쓰비시화학에 대한 평가는 혹독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화학공학과 교수던 그가 경영인으로 변신한 것은 미쓰비시화학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다. 그의 영입을 위해 미우라 당시 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쓰비시화학의 연구개발(R&D) 투자비는 연간 약 700억엔으로 일본 화학업계에서 가장 많지만 유럽의 거대 화학업체와 비교하면 그다지 자랑할 만한 것이 못된다.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의 연간 R&D 투자비가 23억유로(약 2415억엔)에 달하고 있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게다가 미쓰비시화학의 R&D 분야는 범용수지·기능성수지·전자재료·의약품 등으로 각각 분산돼 있어 집중적인 투자가 부족한 것으로 지적돼왔다.
회사는 스테파노폴로스 CTO의 영입을 계기로 이런 R&D 투자 풍토의 개선을 기대했다. 취임 후 그의 처방은 우선 「라이프사이언스사업 추진실」의 신설이었다. 생명과학(BT)사업의 향후 전망을 꿰뚫고 단행한 조치였다. 또 올 4월에는 CTO 밑에 과학기술전략실(STO)을 발족시켜 이곳에 연구개발자와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 BT 연구에 집중토록 했다.
또한 그는 사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지금까지 사원들의 의견이나 요구사항을 메모한 A4 용지가 1000쪽을 넘으며 사내 사이트에 「CTO 코너」를 만들어 자신의 칼럼 등을 읽게 하는 학자다운 면모도 보이고 있다.
한 명의 외국인 선생님이 미쓰비시화학을 변화시킬지에 대한 일본 재계의 반응은 물음표지만 스테파노폴로스 자신은 이미 밝은 미래상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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