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벤처기업(616)

새로운 모험<16>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저녁 무렵에 우리는 바닷가로 가서 요트를 탔다. 해는 서쪽 바다로 빠지듯이 기울면서 섬 저편으로 사라졌다. 요트는 바다 가운데로 천천히 나갔다. 돛이 달려 있으나 바람이 불지 않아 모터를 사용했다. 우리는 선실로 들어가 그곳에 준비돼 있는 저녁을 먹었다. 요트는 생각보다 커서 수십 명이 침식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돼 있었다. 요트 가운데 있는 홀에는 노래방 시설이 돼 있고, 각종 술병이 진열돼 있는 스낵바가 있었다. 음식을 나르고 준비하는 여자들이 세 명 보였고, 남자 승무원들도 서너 명 눈에 띄었다.

『식사를 하고 갑판으로 나가 낚시를 해보세.』

홍석천 의원이 말했다.

『선배님, 바다낚시는 주로 이 배로 하세요?』

나는 이 요트가 그의 소유인지 궁금해서 그렇게 물었다.

『이 배로 하냐고?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 내가 즐겨 사용하는 배는 목포에 있지. 이보다 훨씬 초라한 목선이지만 말이야. 이 배는 내 것이 아닐세. 저기 있는 별장도 내 것은 아니지. 내 것처럼 사용하고는 있지만. 내 것이면서 내 것이 아닌 이유는 설명하지 않겠네. 우리는 분명히 자본주의 국가이지만 정치인이 이런 호화 요트를 가지고 있으면 시비를 걸지. 자네도 이런 요트를 가질 생각은 하지 말게. 능력이 되고 안되고는 중요하지 않네.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극빈층이 상당수 있고, 그 가난한 국민들을 생각하면 이런 요트를 가지면 안되지.』

소유해서는 안되고, 사용할 수는 있다는 말인지 나는 종잡을 수 없었다. 무엇인가 위선에 젖어 있는 어투였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탓할 것인가.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갑판으로 나갔다. 생각보다 바다 기온은 차가웠다. 배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바다 가운데 정박해 있었다. 물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바다 물결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바다 가운데라고 했지만, 저 멀리 섬이 보였다. 조금 전까지 보이던 항구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배를 관리하고 있는 청년이 만들어주는 것으로 각자 낚시를 했다. 갑판 난간에 앉아서 낚싯줄을 바다에 던져 놓고 기다렸다. 나는 홍석천 의원의 권고로 낚싯줄을 직접 잡고 있었다. 고기가 입질을 하자 손에 느껴졌다. 그냥 잡고 있다가 고기가 물고 당기면 끌어올리라고 했다. 조금 있자 낚싯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면서 무엇인가 잡아끄는 듯했다.

『선배님,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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