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사와 오프라인 기업이 합작사를 결성한 뒤, 특정 업종내 정보기술(IT) 아웃소싱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사례가 최근 새로운 e비즈니스 경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수년 전 반짝 고개를 들었던 대형 IT공급사 및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일대일」 아웃소싱 추진경험과 구별되는 비즈니스모델로, IT아웃소싱 시장에 새로운 촉매제를 제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PWC코리아는 지난해 전액 출자한 벤처캐피털 메타넷홀딩스(대표 최영상)를 통해 한국타이어·애경그룹·텔슨전자 등 업종별 중견기업들과 엠프론티어·ASP네트워크·엠투웨이 등 IT아웃소싱 전문업체들을 각각 설립해 현재 실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들 아웃소싱 전문업체들은 시작부터 출자 모기업을 고객사로 확보, 전산인력과 설비·자본을 유치하면서 강력한 초기 자생력을 지니고 있다.
◇현황 = 컨설팅과 오프라인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탄생한 새로운 아웃소싱 비즈니스는 PWC코리아, 표면적으로는 메타넷홀딩스가 견인하고 있다. 메타넷홀딩스는 PWC코리아 직원들이 개인자격으로 12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아웃소싱 비즈니스의 지주회사. 최영상 사장이 이같은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지난해 본사측을 직접 설득해 동의를 얻어낸 작품이다. 지금까지 메타넷홀딩스가 만들어낸 IT전문업체만해도 ASP네트워크·엠프론티어·엠투웨이·시너지씨앤씨·AOA·Mebiz·e프로랜서 등 7개사. 현재 ASP네트워크에는 애경그룹, 엠프론티어는 한국타이어, 엠투웨이는 텔슨전자가 각각 초기 공동 출자사로 참여하고 있다. 링크웨어·네오빌 등 기존 업체에 대한 신규 출자를 포함하면 휘하의 아웃소싱 전문업체들은 9개에 달한다. 메타넷홀딩스 설립준비 당시 PWC코리아에서 기획업무를 담당했던 ASP네트워크 김상욱 상무는 『아웃소싱 비즈니스는 오프라인의 중견이상 기업과 손잡고 시작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온라인 인력 관리·소싱 전문업체인 e프로랜서를 제외한 모든 자회사는 중견·대기업의 참여를 유도중』이라고 말했다.
◇배경 = 이같은 아웃소싱 비즈니스는 전문인력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컨설팅사의 자구노력과 e비즈니스의 확산이라는 시대적 추세가 결합한 합작품이다. 실제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맥킨지·앤더슨·PWC 등 컨설팅사들의 인력누출 현상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심각한 수준인 게 사실. 소위 닷컴열풍에 따른 인력 유출기회가 널려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PWC코리아는 지난해 신사업팀 소속 컨설턴트들을 메타넷홀딩스 및 자회사로 대거 배치, 새로운 사업기회 및 자본이득을 약속했다. 한국타이어·애경·텔슨전자 등 오프라인 기업들이 출발부터 참여할 수 있었던 계기는 또한 PWC라는 상품가치를 활용해 e비즈니스 대열에 합류하고자 했던 시대적 흐름 때문이다.
◇특징과 저력 = 메타넷홀딩스의 비즈니스 유형은 한마디로 윈윈형태의 IT아웃소싱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컨설팅사는 컨설팅 역량과 브랜드가치, 전문인력 소싱역량을 제공하는 대신 투자에 참여하는 오프라인 기업들은 자본을 투입해 양측이 노리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기업의 입장에서는 과다한 전산인력·설비 유지에 따른 부담을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하고 동시에 e비즈니스를 추진할 수 있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앤더슨컨설팅의 컨설턴트 출신 관계자는 『컨설팅사와 오프라인기업이 자본투자를 통해 탄탄한 제휴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전 IT대기업에 의한 아웃소싱모델과는 분명히 구분된다』고 주목했다. 특히 이같은 비즈니스모델은 향후 업종별·솔루션별 거대한 아웃소싱 커뮤니티를 형성할 잠재력이 있는데다 시장진입에 성공할 경우 주주사나 직원들에게 막대한 자본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망 = 메타넷홀딩스의 실험이 성공평가를 얻기까지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초기 굵직한 오프라인 기업들의 출자와 아웃소싱을 유도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영상 사장과 PWC의 브랜드가치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는 점이다. 현재 합작사로 모양새를 꾸민 3개사 외에 나머지 4개사, 향후 확대될 전문업체들도 사업착수를 위해서는 오프라인 기업유치를 통한 최소한의 「총알」과 인적·물리적 자본이 필수적인 것이다. 지주회사인 메타넷홀딩스도 투자자금이 마르게 되면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메타넷홀딩스 관계자는 『여러가지 위협요인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뛰어난 경영진 확보를 통해 위기를 돌파할 생각』이라며 『이를 위해 출자 관계사들의 최고경영층은 반드시 메타넷이 선임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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