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단말기 수출 장비업체 의욕에 달렸다
국내 통신장비업체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 장비사업 존속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동기식 CDMA 장비산업이 6년여 만에 8조7124억원(생산액)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쏟아온 물적, 정신적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자들이 모두 비동기(유럽)식을 선택했다고 해서 당장 CDMA산업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아직 환태평양권역을 중심으로 해외수출의 기회가 남아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동기식 2.5세대 이동전화규격인 cdma2000 1x 관련장비 수요가 당분간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미래시장에 대한 불안이다. 비동기식 이동통신이 국내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함으로써 동기식 CDMA의 국내 시장기반이 취약해지고 다시 수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다.
실제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성수기를 보낸 무선호출기(삐삐)는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국내시장에서 퇴출되는 시련을 겪었다. 관련업체들의 사업포기가 뒤따랐음은 당연한 일. 이후 2, 3개 업체만이 미국시장에 무선호출기를 수출하고 있을 뿐이다. 이젠 누구도 무선호출기를 새로 구입하려 하지 않는다. 동기식 CDMA산업도 무선호출기와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90년대 이동전화단말기 수출일선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먹혀들었던 마케팅전략이 「우리가 한국에서 모토로라의 스타텍(아날로그단말기)을 이겼다」는 것이었다』며 『앞으로 CDMA 국내시장이 사라지면 해외영업도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들어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이 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cdma2000 3x)보다는 비동기식 IMT2000(WCDMA) 장비개발에 매진하기 시작했다』며 『동기식 CDMA 발전모델인 cdma2000 1x 및 HDR(High Data Rate)의 성공여부마저 불투명해 CDMA장비산업이 전반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또다른 관계자는 『최소한 2005년까지는 미주 및 동북아시아 지역 수요확대에 힘입어 세계시장에서 CDMA단말기의 비중이 20%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계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의 20%(CDMA) 중에서 50% 이상을 점유하는 것 또한 매력적인 규모를 가진 사업이다』고 설명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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