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살아있다>(1)IT제조업 분야별 현황:가전

◆가전

국내 가전산업은 지난해 상반기 경기호조에 힘입어 소폭 성장해 내수 5조6110억원, 수출 80억5000만달러 등 총 14조∼15조원 규모로 늘어났다. 여기에 수입제품이 2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16조∼17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자료에 따르면 이 가운데 TV·VCR 등 영상기기의 내수성장률은 45.2%로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특히 TV의 경우 내수에서만 전년대비 46.6% 성장한 9240억원대의 시장규모를 형성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VCR는 지난해 87만대 규모를 형성, 증가율은 5%선에 그쳤지만 DVD플레이어 시장이 100% 성장해 영상기기 산업이 급팽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지난해 국내 영상기기 산업이 급성장을 이룬 것은 IMF 이후 잠재돼 있던 수요가 대거 몰린데다 99년부터 국내 가전산업 구조가 기존 아날로그형 제품에서 디지털형 제품으로 급격히 변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체들이 완전평면TV를 비롯해 디지털TV·디지털카메라·DVD플레이어 등을 개발하고 본격 시장형성에 나서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위축되기 시작한 국내 가전경기를 그나마 뒷받침해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프로젝션TV의 경우 삼성전자의 「파브」와 LG전자의 「엑스캔버스」가 치열한 경쟁을 벌여 99년 6만대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12만대로 시장규모가 늘었다. 완전평면TV시장도 99년 20만대의 2.5배인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디지털방송이 본격화하면서 이들 시장에서 디지털TV의 수요도 증가해 TV수출도 10억5000만달러로 전년대비 3.6% 증가했다.

백색가전 가운데 냉장고는 수출의 경우 7억46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대비 11%가 늘어난 데 비해 내수에서는 9310억원으로 27.4%가 증가했다. 세탁기는 이와 달리 수출에서 23.8%가 증가한 데 비해 내수에서는 8.5%가 늘어난 4840억원 수준에 그쳤으며 에어컨은 내수시장에서 43.8%의 성장률을 기록해 TV에 이어 내수시장에서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품목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컴포넌트 오디오를 비롯해 녹음기·라디오카세트 등 음향기기는 99년의 14억3400만달러에 비해 무려 46.4%가 늘어난 21억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으며 내수 시장규모도 1조3540억원으로 전년대비 10.5%가 늘었다.

한편 오디오업계는 지난해 내수실적이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태광산업만이 현상유지를 했을 뿐 이트로닉스(구 해태전자)와 아남전자가 부도여파로 어려움을 겪은데다 롯데알루미늄 전자사업부(구 롯데전자)도 장기 적자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가전산업의 화두는 역시 지난해에 이어 「디지털」이다. 디지털 가전을 중심으로 수출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13% 수준의 완만한 성장이 예상되며 아날로그 가전시대에서 디지털 가전시장으로의 전환기를 맞아 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TV의 경우 디지털TV와 완전평면TV·프로젝션TV 수요가 확대되고 일본 제품과의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VCR는 DVD플레이어로 대체될 것이며 오디오는 MP3플레이어·CD플레이어 등 디지털 복합제품의 등장에 힘입어 19% 정도의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이밖에 냉장고는 김치냉장고의 수요확대로 전체 수요는 15% 가량 늘어나고 세탁기와 청소기 등은 수요정체로 5∼6%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가전시장은 디지털 제품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임에 따라 LG전자와 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디지털 제품 위주로 조직을 개편하고 연구개발(R&D)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2005년까지 디지털TV부문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입키로 했으며 삼성전자도 디지털TV 사업에 2005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대우전자도 내년도 R&D 투자액 3000억원의 74.6%인 2240억원을 디지털TV 사업에 투자키로 했다.

이들은 디지털TV 외에도 디지털 냉장고·캠코더·카메라·세탁기 등도 개발해 홈네트워크 시대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가전산업은 전통적인 기기조립에서 부가가치가 높아진 첨단 정보가전 산업으로 급변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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