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 정보보안 업체들의 수출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지난해까지 해외 진출을 위한 시장 조사 및 사전 인프라 구축을 마치고 올해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사가 국내의 주요 정보보안 업체 38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3개 업체가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고 나머지 25개 업체 중 24개사가 올 상반기나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지난해에는 수출실적을 기록한 업체가 8개 업체에 불과해 수출규모는 33억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해에는 7.8배 가량 늘어난 260억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올 상반기 또는 하반기부터는 23개 업체가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어서 연말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이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대만·싱가포르 등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와 중국·일본 지역이고 상당수가 직접수출(4개사) 방식과 현지 유통업체(6개사), 국내 무역회사(2개사) 등을 통한 방법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지 합작법인(7개사)이나 단독법인(2개사)을 설립해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도 상당수 포함됐다.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13개 업체 모두 제품성능(기술력)에 자사 솔루션의 경쟁력이 있다고 대답해 국내 정보보안 솔루션의 기술력이 세계 수준에 와 있음을 내비쳤다. 복수 응답한 업체 중에는 가격과 마케팅 분야에 경쟁력이 있다고 대답한 곳도 나왔다.
내수제품과 수출제품의 가격차이를 묻는 항목에서는 13개 업체 중 4개 업체가 내수보다 수출제품을 고가로 책정하고 있고 나머지 업체들도 지역 환경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등 대체로 고가 수출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안 컨설팅이나 관제서비스, 보안 솔루션의 가치에 대한 국내 수요자의 인식이 해외에 비해 낮게 책정돼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정보보안 업체들은 수출을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현지 업체 물색과 현지 파트너 선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외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부재와 소프트웨어 수입국의 각종 검사 및 인증제도 통과, 원격지 기술지원 부담 등을 극복해야 원활한 수출로 연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수출을 진행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항목에서는 25개 업체 중 6개 업체가 국내 시장에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고 그밖에 나머지 업체들은 수출을 위한 완전한 제품 미비 또는 현지파트너 부재, 국제인증 미비 등을 예로 들었다. 이는 정보보안 업체 대부분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시장에 진출한 신생 벤처기업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25개 업체 중 23개 업체가 올 상반기(11개사)나 하반기(12개사)에 수출 전선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답했고 나머지 업체도 내년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시장에 정보보안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나온 업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중국과 동남아·미국·일본 지역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개키기반구조(PKI) 업체 중 6개 업체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최근 정보통신부 주도로 추진하고 있는 「PKI포럼」과 「아시아PKI포럼」이 설립될 경우 아시아 지역의 PK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침입탐지시스템(IDS) 업체와 방화벽·가상사설망(VPN) 업체들은 동남아 시장과 미국·중국 시장에 현지 합작법인 등을 통해 진출할 계획이다.
수출을 위해 필수적인 사전준비작업으로는 대부분의 업체가 현지 시장조사와 현지 파트너 선정을 꼽았다. 또한 경쟁력 있는 제품 구비와 투자여력 확보, 해외 브랜드 인지도 향상, CC(Common Criteria)나 BS7799, ICSA인증 등 국제에서 통용되는 인증 획득 및 철저한 현지화 등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수출 활성화를 위한 대정부 건의사항으로는 벤처업체들을 위한 지속적인 해외 기술동향 및 시장동향 조사와 환율 안정화, 수출장려금 지급, 세금감면 등 다양한 수출지원 정책, 국가간 상호인증 추진 등을 요구했다. 또한 일부 업체는 정부의 CC 수용정책은 정보보안 시장 개방을 의미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시행중인 정보보호시스템 평가인증제도의 존폐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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