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향해 쏴라.」 지구촌 구석구석에 인터넷이라는 디지털 신경망이 지나가고 모든 산업이 인터넷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 세계가 진정한 정보사회로 접어드는 데는 각종 사이버테러를 막아내는 정보보안산업의 역할이 크다. 국내에서도 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정보보안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시장에 진출한 업체가 이미 200여 곳에 이른다. 정보보안은 분명 차세대 유망산업이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업체 수에 비해 국내시장 규모의 확대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업체들은 세계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좁다는 이야기다. 시작은 미국·이스라엘 등 선진국에 비해 늦었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해외 선발업체에 못지않은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정부차원의 다양한 지원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세계 시장 공략은 이제부터다.편집자◆
■서비스분야 가이드
「서비스도 판매한다.」 수출은 솔루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정보보안 서비스, 즉 업체 나름대로 갖고 있는 비즈니스모델도 상품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시장조사회사인 포레스터 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정보보안 시장에서 방화벽이나 가상사설망(VPN), 바이러스 백신 등 보안 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9.9%에서 오는 2004년에는 53.7%로 줄어들고 보안관제 서비스와 컨설팅 등을 포함한 보안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40.1%에서 2004년에는 46.3%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보고서는 보안관제 시장의 경우 2004년까지 연평균 48%의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39억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보안 컨설팅 분야 역시 연평균 37%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정보보안 솔루션 중심으로 성장해 온 세계 정보보안 시장에서 정보보안 서비스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같은 시장 변화로 국내 보안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 기회 확대와 함께 수출방식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안 서비스는 네트워크나 시스템의 취약점을 분석해 해당 조직의 보안상태를 점검하고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보안 컨설팅 서비스와 고객의 정보보안 상태를 원격지에서 24시간 대행 관리하는 보안관제 서비스로 나뉜다.
보안 컨설팅의 경우 온라인 상으로 해당 조직의 보안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보안정책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적 제약을 뛰어넘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 보안업계의 기술수준은 최상의 기술력을 가진 미국 등의 업체들에 비해 일부 열세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유럽이나 아시아 시장 진출은 용이할 것으로 평가된다.
보안관제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시장 형성기에 있다. 특히 원격지 관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시 국내 업체가 갖는 각종 위험부담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제약조건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사업을 펼친다는 장점이 있다.
보안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현지업체가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기술력이 있는 파트너를 선택해야 한다. 또한 서비스 특성상 초기 투자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충분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투자자를 파트너로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국내의 기술과 현지의 서비스 능력, 현지의 자금력 등 3가지가 조화를 이루고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수출 유력 상품으로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기술력과 비즈니스모델을 들 수 있다. 해당 지역의 파트너를 선정하고 서비스가 가능토록 컨설팅 및 관제 노하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시장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과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은 권장할 만하다. 특히 현지 자본과의 합작으로 진출할 경우 위험부담도 줄일 수 있다.
■성공사례:해커스랩
정보보안 관제서비스 및 컨설팅·교육 전문업체 해커스랩(대표 김창범 http://www.hackerslab.com)은 지난해 10월 대만의 리본 캐피털(회장 로렌스 우) 및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중화권 4개 지역에 「해커스랩」이라는 상호로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말 해커스랩 대만법인을 필두로 본격적인 해외 기술이전 및 해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지역별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해커스랩에서는 자체개발한 통합 보안관제 서비스(N패트롤)용 솔루션 패키지와 컨설팅기술 및 노하우를 제공한다. 또 리본캐피털 및 현지 업체들에서는 법인의 설립과 운영을 위한 제반사항을 담당하는 형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투자협정에 따라 해커스랩에서는 현지법인 설립시 자체적으로 보유한 기술 및 제품의 수출 대가로 기술이전료를 지급받게 되며 중화권 4개 지역 법인설립이 완료되면 액면가 기준 총 700만달러의 수출계약이 이뤄지게 된다. 이외에도 해커스랩은 현지법인의 연간 매출액에 대한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받는다.
해커스랩 해외 합작법인은 해커스랩의 국내 비즈니스 모델을 대부분 그대로 이전받아 지역별로 보안 컨설팅 및 관제서비스를 실시하게 된다. 이는 제품 수출이나 유통망을 통한 기존의 해외진출과는 다른 형태로, 기술이전을 통한 비즈니스모델 형태의 해외 진출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터뷰:해커스랩 김창범 사장
- 서비스 모델을 수출로 연결시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 해커스랩의 전략은 서비스를 하기 위한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를 현지 업체에 전수해 주고 그 업체가 서비스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그에 맞는 대금을 받게 되며 그 돈을 다시 그 회사에 투자함으로써 그 회사의 지배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서비스에 필요한 SW를 공급함으로써 수익을 보장받게 되며 현지 회사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 해커스랩 서비스만의 강점이 있다면.
▲ 보안관리는 기존의 보안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핵심이다. 해커스랩의 강점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통합 보안관제시스템인 「N패트롤」과 보안관리 및 사고에 경험이 많은 최고의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 대만에 기술이전 외에 상반기 중 중국에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해 기술이전 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일본에도 동일한 모델로 협상을 추진 중이다. 또 하반기에는 미주지역에도 교두보를 만들 예정이다.<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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