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인증 이정욱 사장
정부는 올해를 「전자서명 생활화의 원년」으로 정하고 오는 2002년까지 전자거래용 인증서 이용자를 1000만명으로 확대하기 위한 대대적 운동을 시작했다. 이 계획은 정부가 우리나라의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선진화를 위해 취한 획기적인 조치로 높이 평가할 일이다. 또한 정부는 그 동안 전자서명법을 여러 선진국보다 먼저 입법·시행함으로써 일찍부터 전자거래의 국가적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를 전자서명 생활화의 원년으로 설정한 데는 두 가지 뜻이 있다고 본다. 첫번째는 우리나라의 인터넷을 전자거래가 중심이 되는 선진형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인터넷이 다분히 엔터테인먼트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경제활동의 핵심수단으로 발전시킨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두번째는 인터넷 거래, 즉 전자상거래를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상에서 서로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 줘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인터넷거래에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그 하나는 상대방을 직접 보지 못하기 때문에 신원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과 거래내용이 제3자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도 전자거래용 인증서를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 공인인증서가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99년 상반기며 다른 분야에 비해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분야에서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는 민원업무와 납세·조달 업무 등에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지방세와 자동차세를 인터넷으로 납부할 수 있는 제도를 채택해 시행 중이고 대구시와 서울시도 올 상반기 안에 민원·납세 업무 등을 인터넷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조달청의 전자입찰방식 도입을 계기로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공인인증서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고 정보통신부도 오는 3월부터는 공인인증서 기반의 e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급하기로 하는 등 전자정부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부문에서는 한국통신이나 한국전력과 같은 정부투자기관에서 본격적으로 전자거래 방식을 도입해 시범운영 중이고 일반 대기업에서도 공인인증서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사업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비공인(사설)인증과 ID·패스워드를 사용해 온 인터넷뱅킹과 사이버트레이딩 분야에서도 공인인증서를 기반으로 한 거래로 바뀌어가고 있고 빠른 속도로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m커머스 분야에서도 이동통신업체와 공인인증기관간 제휴를 통한 공인인증서 사용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전자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자거래시 전자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 쇼핑몰 등에서 구매자에게 공인인증서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영수증을 발급해 주고 동일한 영수증을 공인인증기관에 보관·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앞으로 공인인증서로 전자서명되는 내용증명 서비스가 디지털 경제 활동의 전면에 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개화하기 시작한 국가간 전자거래에도 인증서가 필요하고 해당국간의 상호인증은 필수적이다. 국가간 상호인증은 기술적인 면보다는 정책부문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해당국과 인증정책 부문에 대한 합의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외국업체의 인증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국제 상거래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항간의 기대는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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