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의 2대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BT)이 내달 중순 추가로 선정되는 IMT2000 사업권을 비동기 방식으로 전환해 줄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하고 만약 LG의 사업권 획득이 실패할 경우 보유중인 LG텔레콤 지분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지난 15일 방한한 BT그룹 커뮤니케이션 아시아 지역 해리 제임스 부사장은 『LG텔레콤과의 관계는 좋은 편이며 하나 남은 사업권을 비동기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법에 대해 LG측과 공동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주전 정통부에 면담을 요청했다』면서 『면담이 이뤄질 경우 피터 어스킨 BT와이어리스 대표가 직접 방문해 「IMF시절 어려운 한국경제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감행했던 BT의 입장」 「2개의 독과점 체제보다는 3개의 비동기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와 소비자를 위해 좋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함께 내한한 마틴 오코너 유럽지역 부사장은 『한국에서의 투자에 실망했다』며 『개인적으로 아시아를 고향처럼 생각했는데 어쩌면 이곳에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말해 BT가 LG텔레콤 지분에 대한 정리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LG텔레콤의 주식을 매각할 경우 한국 국민이 어떻게 평가하겠는가』라며 기자들에게 물은 뒤 『LG텔레콤의 지분매각에 대해서는 아직도 내부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BT의 이같은 입장은 LG가 3세대 이동전화서비스 사업권을 따내지 못할 경우 지분을 처분하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BT 투자사가 IMT2000 사업권을 따내지 못한 이후 관계 정리에 들어간 사례를 감안, LG가 사업권에 실패할 경우 이와 같은 방식의 정리작업에 착수할 수 있음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리 제임스 부사장은 『LG텔레콤 이외에도 이탈리아에서 3세대 사업권에 도전했으나 파트너가 사업권을 포기하는 바람에 실패했다』면서 『현재 이 회사에 대해 파트너 관계를 정리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코너 부사장은 『일본 NTT도코모가 세계 최초로 비동기 IMT2000서비스에 나서는 것에 대비해 영국 맨섬에서 소규모 비동기 IMT2000서비스를 이보다 앞서 실시할 것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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