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서명은 공개키기반구조(PKI)를 이용해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하고 해킹, 문서 위·변조, 거래부인 등을 막는 비공인(사설) 인증과 여기에 법적 효력을 추가시킨 공인인증 등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에서 전자서명을 보급시키고 활성화시킨 데는 은행 등 금융기관의 힘이 크다. 그동안 인터넷 뱅킹에는 법적 효력이 없는 사설인증이 사용되긴 했지만 인터넷 사용인구 증가에 따라 인증서 발행수도 크게 늘어났다.
은행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사설인증 활성화와 함께 지난 99년 정부의 전자서명법 시행에 이은 한국정보인증·한국증권전산·금융결제원 등 3개 공인인증기관 지정은 전자서명에 법적 근거를 마련함은 물론 전자서명 보급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이달 중에는 한국전산원이 공공분야의 공인인증업무를 담당할 네번째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될 예정이어서 공인인증서 활용범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최근에는 3개 공인인증기관이 오는 6월까지 전자서명 공인인증서를 무료로 보급키로 하는 등 전자서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와 정부는 전자서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이는 한편 상반기 중 공인인증기관간 연동작업을 완료하는 등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 내년 말까지 전자서명 이용 인구를 1000만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와 정부의 전자서명 보급 활성화 대책이 마련되고 추진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가 전자서명 이용 활성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결제원이 조흥은행·신한은행 등 2개 은행과 제휴를 맺고 기존에 은행 스스로 발급했던 인증서를 공인인증서로 전환해 인터넷 뱅킹을 실시하면서 공인인증서 이용자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초 3만건에도 미치지 못했던 공인인증서 발행건수가 일부 인터넷 뱅킹을 공인인증서 기반으로 전환한 지 한달 만에 8만여건으로 늘어났다.
정보통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중에는 21개 은행의 인터넷 뱅킹을 공인인증서 기반으로 전환하고 그동안 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던 사이버 증권거래에도 점차 공인인증서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공인인증서의 보급은 급류를 탈 전망이다.
현재 공인인증서가 활용되는 분야는 한국정보인증과 협약을 맺고 공인인증서를 사용중인 일산병원 전자처방전, 조달청 전자입찰, 신원정보기술 지방세 납부, 건설기술연구원 건설민원, 한국전력 및 고려개발의 전자구매 등이 있다. 또 한국증권전산과 계약을 맺고 있는 증권거래소·삼성화재·국세청 등과 지난해말 본격적인 공인인증 업무를 시작한 금융결제원이 조흥은행·신한은행·대한화재·이지클럽·점포닷컴 등의 전자거래용으로 공인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특히 한국정보인증과 한국증권전산 등 공인인증기관과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는 조달청 전자입찰은 조달청에서 실시하는 2억원 미만의 물품구매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은 입찰희망 업체들의 온라인 입찰을 받는 방식이다. 전자입찰을 시행함에 따라 응찰희망업체들은 직접 조달청 입찰창구를 방문할 필요가 없어져 시간과 경비절감 효과를 얻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신원확인과 거래 안전성을 제공하는 전자서명 인증서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전자서명 이용이 저조했고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더디게 해왔던 게 사실』이라며 『전자서명 이용 활성화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활성화와 직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무선인터넷 분야 역시 전자서명 인증서 이용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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