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IT교류 협력의 첫 장이 열렸다. 독일이 TV방송 교류부터 시작해 동서간의 벽을 허물었듯이 21세기로 접어든 지금 인터넷을 비롯한 IT교류가 남북을 가로막아온 장막을 지우는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남북IT교류 민간대표단이 마련한 의제들은 「소박하지만 실현 가능한 것」으로 짜여져 있다. 무엇보다도 첫 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일IT포럼에 대한 북한 참여 여부, 남북간 인터넷 도메인 통일 등과 같은 중요 의제도 마련됐다.
IT대표단이 북한 당국, 학계, 기업들과 논의하게 될 내용은 민간대표단 자격으로 진행되는 「전체의제」와 개별기업 차원에서 이뤄지는 「개별의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서현진 본지 논설위원은 『처음이니만큼 남북 모두 큰 힘을 기울이지 않고 성사될 수 있는 의제를 논의하게 된다』며 『이번 남북IT교류 민간대표단 방북이 남북간 IT교류가 활성화되는 기폭제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북IT교류 민간대표단이 북한 관계당국과 논의할 전체의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의주-단둥 지역에 북한 인력을 교육할 IT교육센터 설치 방안 =신의주지역은 전자신문사가 지난 9월부터 하나비즈닷컴과 금강산국제그룹 및 북한의 대남 경협창구인 민족경제협력련합회(민경련)와 공동으로 중국 단둥과 연계해 국제규모의 멀티미디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단지 조성을 추진해온 곳이다.
오는 2002년 단둥-신의주밸리 조성을 목표로 3단계 계획을 세운 관계자들은 이번 방북에서 이 지역에 북한의 IT인력 교육센터를 설치하는 1단계 구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미 북한측도 합영법에 따라 합영회사 설립을 위해 50% 투자 의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방문으로 신의주밸리 구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통신 및 과학기술 서적 보내기 캠페인 방안 =전자신문사와 통일IT포럼이 공동으로 기획한 서적 보내기 운동은 유명 출판사 및 전국대학, 기관, 기업이 참여해 북한에 기술 서적을 보내는 방안이 토론될 예정이다. 현재 북한은 과학기술 서적들을 대부분 일본에서 원서형태로 수입되고 있으며 이마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IT교류 민간대표단은 이번 논의에서 3∼5월 1차로 비정치 기술서적 1000권을 확보, 6월중 전달하겠다는 내용을 타진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남북 공동개발 방안 =남북 IT 교류 및 협력의 핵심으로 일컬어지는 소프트웨어(SW) 등 프로그램 남북한 공동개발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민간대표단의 주요 과제다.
프로그램 남북 공동개발을 위해 방북단은 이번 방북에서 남한과 북한의 관련분야 고급인력 정보를 교환하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프로그램 공동개발 및 교류를 위해 건설·의료·공공 부문 등 남북한이 협력가능한 대상 분야를 선정하는 것도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다.
또 남북한 IT관련 대학의 커리큘럼 등 정보를 교류하고 프로그램 공동개발 및 협력에 필요한 인건비 산정과 체류지역·작업시설 등 제반 조건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대표단은 프로그램 공동개발과 더불어 시스템통합(SI) 교류협력 방안도 중점논의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남한 SI기업의 프로젝트를 북한의 조선콤퓨터센터 등이 수주하는 내용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개발 소프트웨어 상품화·판매지원 방안 =북한이 개발한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남한 기업이 상품화해 이를 국내외에 판매하는 의제와 관련해 민간대표단은 단계별로 접근할 계획이다.
대표단은 우선 1차로 이번 방북 기간동안 북한 소프트웨어의 우수성을 남한과 해외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SEK) 및 소프트엑스포에 출품, 전시하는 문제를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오는 4월 이전 남한측 기업들이 북한을 방문해 제품 시연회 개최 문제와 함께 이들 전시회에 선보일 북한의 제품종류 및 전시방법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향후 남한의 종합 유통 또는 분야별로 상품화가 가능한 기업 후보 3, 4개사를 선정해 이른 시일내에 재방북하는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북한의 통일IT포럼 참여 방안 =통일IT포럼에 북한측 전문가 참여를 위한 논의 또한 이번 민간대표단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통일IT포럼은 지난해 발족한 이후 남북 IT 교류 및 협력을 위한 다양한 논의와 활동을 통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지속적으로 내실을 다져온 만큼 이번 방북을 발판으로 북한 전문가를 대거 참여시켜 명실공히 남북 IT전문가 싱크탱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표단은 이번 방북기간중에 북한측 참여기관 선정을 위한 협의를 시작으로 관련 분야 북한 전문가 참여범위와 향후 의제설정을 위해 북한측과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북한측의 우수한 IT전문가들이 통일IT포럼에 원활하게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국제회의나 초청 세미나 등 다양한 참여방식에 대해서도 북한측과 의견조율에 나선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좁쌀보다 작은 통합 반도체'…TI, 극초소형 MCU 출시
-
3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6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7
트럼프 취임 50일…가상자산 시총 1100조원 '증발'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갤럭시에서도 애플TV 본다…안드로이드 전용 앱 배포
-
10
삼성SDS, 클라우드 새 판 짠다…'누리' 프로젝트 띄워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