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차세대 인터넷표준연구팀장
83년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97년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공학박사
83년∼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차세대인터넷표준연구팀장
2000년∼현재 IPv6 포럼 코리아 의장
97년∼현재 ITU-T SG 13 Q.20 Rapporteur(Chairman)
2000년∼현재 IPv6 Forum, OneWorld WG chairman
WAP은 현재 국제적으로 서비스 및 장비 사업자들이 가장 많이 채택하고 있는 무선 인터넷 통신 기술이다. 그러나 WAP 1.x 규격은 인터넷과는 다른 독자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져 효율적인 무선 인터넷 통신 환경 만들기에는 한계와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 WAP2를 규격화하고 있다. WAP2에서는 무선 인터넷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전송 및 보안 프로토콜 체계가 유선 인터넷 기술 방식으로 완전히 바뀌고 응용 개발 환경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표준 개발 철학의 변화는 기존 유선 인터넷의 각종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유선 인터넷 기술에 기반을 둔 무선 인터넷 통신 기술을 개발하면 여러가지 방식의 기술적 대안을 제시하기가 매우 쉽다. 명칭의 차이는 있더라도 개념적인 목적과 기능은 서로 같을 수밖에 없다. 이것은 같은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독자적인 무선 인터넷 통신 방식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더욱이 무선 인터넷은 서비스 사업자가 독자적인 방식을 채택해도 되는 환경이므로 굳이 많은 비용 부담을 수반하는 외국 기술을 채택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WAP에 대한 대안적 기술로서 두가지 방식을 소개한다.
MICA는 WAP 1.x와 달리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의 통신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IP 기반의 통신구조는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WAP에서 사용하는 게이트웨이와 같은 중계장치없이 인터넷 통신망에서 많이 쓰는 이더넷(ethernet)과 같은 데이터링크 계층 LAN 기술로 추상화하는 효과가 생겨 인터넷 통신망 기술을 최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 WAP2도 이 방식을 채택하고 아래에 소개할 LEAP 또한 같다. 그림 1. MICA 무선 인터넷 통신 프로토콜 구조
응용 및 콘텐츠 환경은 기존의 유선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사용자에게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콘텐츠 환경이나 하위 전송 프로토콜 및 보안 기능을 비롯한 응용 서비스에 필요한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사용자에게 제공할 서비스는 인간의 오감을 통해 느끼도록 해야 하는데 이를 구현할 수단이 바로 콘텐츠 환경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XML·WML·HTML 등과 같은 콘텐츠 표현 언어,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WML스크립트 등과 같은 스크립트 언어가 있다. 동적인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기존의 자바와 자바스크립트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콘텐츠 전송 프로토콜로는 HTTP/1.1 규격을 사용할 수 있으나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부가적 기능에 따라 기능 확장을 할 수도 있다. 무선 인터넷의 전송 대역폭은 유선 인터넷에 비해 낮아 전송할 데이터의 양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MICA에서는 데이터를 전송하기 전에 압축한다. HTTP/1.1에는 이미 콘텐츠-인코딩(Content-Encoding) 헤더 필드가 있고 조정을 위해 어셉트-인코딩(Accept-Encoding) 필드가 있으며, 압축 인코딩 방식으로는 집(gzip)과 컴프레스(compress)가 정의되어 있다. WAP2에서도 HTTP 규격을 확장해 이용하고 있다.
소켓 인터페이스는 이미 쓰고 있는 기존의 것을 사용할 수 있으며, 보안 서비스를 위해서도 이미 널리 쓰는 SSL 기술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암호화 방식으로는 최근 널리 사용하는 공개키 방식을 채택하고, 키의 생성과 분배 및 안전한 관리를 위한 체계로서 PKI(Public Key Infrastructure)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WAP2에서도 WTLS를 버리고 SSL을 채택한다.
응용에 의해 생성된 사용자 데이터는 전송계층에서 패킷 형태로 만들어 통신망을 통해 전송하는데 MICA는 세가지 형태의 전송 프로토콜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TCP는 데이터의 전송 신뢰성 보장을 위해 쓰는데 유선 통신망 환경을 위해 만들었으므로 무선 인터넷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선 통신망 특성을 반영한 동작 메커니즘으로 수정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선 인터넷용 TCP로서 모바일(mobile) TCP를 고려해야 한다.
사용자 입력 환경이 제한적인 휴대 단말기로 채팅을 할 때 사용자가 글을 입력하는 시간이 비교적 길다. 이 시간에 모바일 TCP 기반 데이터 전송 연결을 계속 유지하면 사용자의 비용이 증가하고 통신자원을 낭비하기 때문에 트랜잭션 형태의 전송이 더욱 적합하다. 따라서 유선과는 달리 무선에는 트랜잭션 전송 프로토콜이 필요하고 RFC 1644 규격인 T/TCP를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데이터의 임의 전송을 위해서는 기존의 UDP를 무선 인터넷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유선 인터넷 통신망에서는 IP 패킷을 전달하고 단말 노드를 가려내기 위해 IP 주소를 쓴다. 무선 인터넷 휴대 단말기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유선처럼 하나의 통신 단말 노드에 IP 주소를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만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에서 클라이언트 노드와 서버 노드가 같은 프로토콜 계층에서 일관되게 동작한다. MICA에서는 IP 주소 체계를 사용하며 주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으로 IPv6를 채택하고 있다.
패킷 전송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압축뿐만 아니라 패킷 헤더에 대한 압축도 필요하다. 특히 IPv4는 헤더 길이가 20바이트에 이르고, IPv6는 기본 헤더만도 40바이트, TCP 헤더도 20바이트나 된다. 그러므로 헤더를 압축하면 통신자원 절약의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사용자가 지역 이동을 하면서 무선인터넷을 하면 핸드오버에 의해 무선 인터넷 관리 영역이 바뀔 수 있는데, 이를 위해 모바일 IPv6 기술을 채택한다.
LEAP 프로토콜의 설계 목적은 WAP과 같으며 산업표준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WAP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다만 서비스 및 장비 사업자가 이를 채택하느냐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림 2. LEAP 프로토콜 구조
LEAP 또한 IP 프로토콜 체계를 기본으로 하며 IP의 이동성을 위해 모바일 IP를 채택한다. 그러나 아직 IPv4 기반의 프로토콜 체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LEAP가 TCP/UDP를 그대로 택하는 것은 IP 프로토콜 체계에서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그러나 앞서 MICA에서 설명한 것처럼 무선 통신망이란 특수한 통신 환경에서 데이터 패킷에 대한 신뢰성 전송을 위해 TCP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LEAP에서는 UDP 상에서 동작하는 ESRO(Efficient Short Remote Operations)를 설계했다. ESRO는 UDP 상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UDP의 비연결형 데이터 전송을 하면서 UDP와는 달리 패킷에 대한 전송을 보장한다. 즉 ESRO는 TCP에 해당하는 프로토콜 기능을 UDP 상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TCP는 무선 통신망의 채널 특성이 유선 인터넷 통신망에 가까워지면 쓰일 수 있으며 굳이 ESRO를 쓰지 않아도 된다.
LEAP에서는 무선 인터넷 통신망에 있는 TCP 기능의 한계로 TCP 기반의 응용은 사용하지 않으며 UDP 상에서 움직이는 ESRO가 트랜잭션 형태의 전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MICA에서는 무선 인터넷 통신망의 특성을 고려, 개선된 기능을 가진 모바일 TCP를 채택한다. 무선 인터넷에서는 휴대 단말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제약으로 인해 트랜잭션 형태의 서비스가 더 유리한 경우가 있어 트랜잭션 프로토콜을 같이 채택하고 있다.
<그림 2>에서 ESRO 계층 위에 있는 각각의 프로토콜은 TCP/IP 프로토콜 계층도에서 TCP/UDP 위에 있는 응용 프로토콜들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EMSD(Efficient Mail Submission & Delivery) 또는 EHTD(Efficient HyperText Delivery), E-DICT(Efficient Dictionary) 프로토콜 등이다. EMSD는 전자우편 송수신을 위해 SMTP(Simple Mail Transfer Protocol)를 단순화시켜 만든 것이고 EHTD는 웹 페이지를 효과적으로 송수신하도록 HTTP를 모방해 최적화한 프로토콜이고 또 E-DICT는 디렉터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토콜이다. 이러한 프로토콜들은 모두 무선 통신망이라는 네트워크 특성을 고려해 효과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들고 있다.
현재 ESRO에 대한 구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GNU/Linux와 마찬가지로 GPL 저작권 규정을 따르고 있다. 휴대 단말기를 위한 구현은 대부분의 대중적인 플랫폼에 적용할 예정인데, 예를 들어 팜OS, EPOC, 윈도CE, 윈도9X, 윈도NT 등이다. 그림 3. WAP2 프로토콜 구조
WAP포럼은 현재 WAP2를 개발하고 있는데, 최근 드러나고 있는 프로토콜 구조를 보면 <그림 3>과 같다. 이 그림을 보면 WAP포럼은 결국 독자적인 규격화의 길을 포기하고 기존 유선 인터넷의 기술을 대폭 수용하고 있다. 즉 기존의 WAP과 비교해 응용 및 콘텐츠 환경만 남아 있고 나머지 전송 프로토콜 체계는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MICA 또는 LEAP의 구조와 비교해 보면 이름만 다를 뿐 프로토콜 설계 개념은 거의 비슷하다. 이것은 기존의 유선 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무선 인터넷 프로토콜을 개발하면 도달하게 되는 당연한 귀결이며, 비슷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기술 독립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무선 인터넷은 독자적인 기술 방식이 가능한 환경이므로 MICA와 LEAP가 가진 유용한 설계 개념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기술 규격을 개발하면 WAP이 주도하는 기술 종속을 피하면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고, 기존의 유선 인터넷 서비스와도 효과적으로 연동시킬 수 있다. 특히 MICA는 개념 설계 단계에 있는데 비해 LEAP는 상당 규격이 이미 개발되어 있고 GPL 저작권 규정에 따라 구현 작업도 진행되고 있으므로 독자적인 기술 방식을 더욱 빨리 개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방식으로 LEAP를 개발하고 있는 FPF(Free Protocol Foundation)와 협력해 사업자의 서비스 요구사항을 반영시키면서 GPL 기반의 공개 무선인터넷 통신 방식을 공동 개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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