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국내 업체 수출 전략

국내 MP3플레이어 전문업체들의 수출전략은 자체브랜드 강화와 외국 업체들과의 협력체제 구축을 통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에 주력하는 방안 및 이 두가지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방향 등으로 집약된다.

하지만 자체브랜드보다는 OEM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출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대체적인 흐름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MP3플레이어 전문업체들은 OEM에 주력해 수출물량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고 엠피맨닷컴과 디지탈웨이 등 중견업체들도 자체브랜드는 일부 고급형 제품 위주로 운영, 기술력을 과시하는 정도로 활용하고 정작 주력제품은 OEM으로 공급, 안정적인 수출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같은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은 최근 들어 급변하고 있는 세계시장 환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MP3플레이어 시장에 참여하는 대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업체들에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이는 동시에 시장활성화에 가속을 붙이고 있는데다 특히 국내 업체들에는 보다 많은 수출확대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일찌감치 MP3플레이어 사업에 진출한 소니와 파나소닉 등은 각각 메모리스틱과 SD카드를 내장한 제품을 자체개발해 판매하고 있지만 컴팩과 모토로라·인텔·EMI·BMG 등 새롭게 시장에 가세하려는 업체들의 경우 아웃소싱에 주력키로 해 국내 업체들에는 신규 OEM시장이 되고 있다.

또 국내 업체들도 앞으로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브랜드력과 마케팅력이 뛰어난 이들 대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바롬테크는 철저한 OEM 수출에 주력할 계획으로 10만원대 이하의 초저가형 제품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일본 아이오데이터 및 대만 CMC 등 지난해 확보한 바이어는 물론 미국지역의 신규 바이어를 개척, OEM 수출을 대폭 늘림으로써 매출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또 아이젠전기·유니텍전자·에이맥정보통신·히트정보 등 대부분의 중소 벤처기업들도 수출 본격화를 위한 OEM 거래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엠피맨닷컴과 디지탈웨이 등도 자체브랜드 수출을 병행하기는 하지만 보급형 제품을 중심으로 한 주수출물량은 OEM을 통해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모든 업체들이 무턱대고 OEM수출에 나서겠다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독특한 수출전략을 마련한 업체도 나오는 등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가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체브랜드인 「옙(Yepp)」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앞으로는 자체브랜드 수출에 주력하고 남의 브랜드로 공급하는 OEM방식 수출은 중단키로 했다.

엠피맨닷컴도 세계 최초의 MP3플레이어 브랜드인 「엠피맨(MPman)」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 종가집으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지역에서는 현지의 대형 유통업체들과 협력하는 형태의 OEM수출도 적극 추진, 소비자가격을 99달러 선으로 낮춘 보급형 제품을 중심으로 현지 판매량을 대폭 늘려나가기로 했다.

또 LG전자는 ACDR를 비롯, PC카메라·디지털스틸카메라·디지털뮤직아이 등 다양한 종류의 MP3플레이어 복합제품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며 「제트오디오」라는 소프트웨어 형태의 MP3플레이어로 널리 알려진 거원시스템은 그동안 「제트오디오」를 수출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드웨어와 콘텐츠 및 무선인터넷 등 디지털오디오 관련 토털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대형 거래선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타 분야에서 높은 브랜드력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과 협력해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동브랜드 전략도 수출확대 및 제품 인지도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OEM 수출을 중단하는 대신 B2B 시장 공략을 위해 맥도날드와 나이키 등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갖추고 있는 자동차·통신·음료·의류·스포츠 업체들과 협력, 「나이키-옙」이나 「맥도날드-옙」 등의 공동브랜드 제품을 개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형태의 공동브랜드 제품을 통해 판매량 확대는 물론 MP3플레이어는 「옙」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킴으로써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또 디지탈웨이는 미국의 세계적인 디자인 업체인 아이디오(IDEO)사와 공동사업을 추진키로 계약을 맺고 「IDEO MPIO」 또는 「MPIO designed by IDEO」 등 아이디오가 디자인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공동브랜드 제품을 최고급형으로 개발, 공동마케팅을 전개키로 했다.

디지탈웨이는 이를 통해 세계시장에 자사에 대한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어줌으로써 다수의 대형 OEM 바이어를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