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장비 및 재료 업체들의 눈길이 31일부터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미콘코리아(SEMICON KOREA) 2001」전시회에 집중됐다.
국제 반도체 장비·재료 전시회로는 올해 처음 열리는데다 시장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업계의 대응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국내 반도체장비업체들에 있어 단순한 전시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내 장비업체들은 협소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업체들에게 이번 세미콘코리아 2001은 세계화의 시발점인 것이다.
국내 장비업체들은 최근 개발한 신제품을 이번 전시회에 대거 선보여 참관하는 외국 바이어들을 상대로 활발한 마케팅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사실 올해 반도체 장비·재료 시장은 그다지 밝지 않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북미시장에서 지난해 12월 반도체장비의 출하대수주(BB)율은 전달보다 0.9포인트 떨어진 1.03을 기록했다. 지난 98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장비시장의 둔화는 그만큼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규모 투자에 들어갔던 반도체소자업체들이 설비투자 과잉과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우려해 애초 계획보다 설비 증설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의 월평균 출하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한 23억8000만달러였지만 수주액은 29% 증가한 24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본격적인 비수기에 들어간 올 1분기에는 수요가 더욱 줄어들 게 뻔하다.
이같은 불황은 장비업체들에게 올 하반기부터 본격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미 올 상반기에 납품할 수주물량을 확보했으나 이후 추가수요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외 장비업체들은 이미 험난한 겨우살이에 들어갔다.
어려움은 국내 장비업체들이 더하다. 주 수요처인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삼성전자를 제외하곤 설비 증설을 거의 중단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장비 수요의 80% 이상은 외국 장비업체들의 몫이다.
국내업체들은 마진도 적은 비핵심 장비 수요에만 목매여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내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눈을 돌렸으며 일부업체는 핵심 장비분야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제 어느 정도 제품을 개발해 놓은 상태여서 이를 선보이는 전시회를 기다려 왔다.
국내 장비업체들은 그동안 야심적으로 개발해온 제품들을 이번 세미콘코리아 2001에서 발표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의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해외업체들의 한국시장 공략도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 수요 자체는 크지 않으나 내년 이후 본격화할 시장 활성화에 대응해 올해를 사전 마케팅의 장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일본 장비·재료 업체들이 한국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세미콘코리아 2001」전시회 참가업체를 보면 일본업체가 21%로 지난해에 비해 유일하게 늘어났다.
일본업체들은 반도체는 물론 한국기업이 강한 힘을 발휘하는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를 대거 전시할 예정이다.
올해 세계 반도체장비업체들의 화두는 역시 300㎜웨이퍼 관련 장비와 차세대 신기술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참가업체들은 저마다 새로 개발한 300㎜웨이퍼 장비를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소개단계였으나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수주영업단계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장비업체들은 이번 전시회기간에 국내 소자업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사전 마케팅을 벌이고 올해말께 본격화할 수주영업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리소그래피나 신재료 등 반도체소자업체들의 관심사인 초미세회로기술을 뒷받침하는 장비의 전시 및 마케팅 활동도 이번 전시회에서 활발할 전망이다.
관련 신기술을 소개하는 기술세미나장에는 소자는 물론 장비업체 엔지니어들의 발길로 붐빌 듯하다.
어느덧 국내 반도체소자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 국내 소자업체들에게 인정을 받으면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막힘이 없다.
서성기 SEMI 회장은 『국내 소자업체들이 요구하는 제품 성능을 충족시키면 바로 세계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면서 국내 장비·재료 업체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세계 반도체 장비·재료 업체들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 한국에서 열리는 반도체전시회에 몰려들고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당장은 어둡지만 올 하반기 이후 장비·재료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낙관하기 때문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최근 반도체시장 불황은 장비·재료 업계에 오히려 새로 개발한 제품을 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세미콘코리아 2001에 처음 웨이퍼프로버를 출품하는 쎄믹스의 유완식 사장은 『우리와 같은 신생기업으로선 불황이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소자업체들에게 우리 제품을 더욱 알릴 수 있는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는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기존의 중견업체는 물론 신생기업들이 활발한 영업활동을 전개해 국내 반도체 장비·재료 업계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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