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공동으로 추진해온 건설 e마켓플레이스(이하 e마켓)가 결국 무산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국내 건설 e마켓 시장은 그룹 공동 구매물량을 내세운 삼성과 현대 2파전이 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2000년 12월 8일자 3면
29일 건설분야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 SK건설, 코오롱건설, 대림건설사 관계자들이 최근 모임을 갖고 공동 e마켓 구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그러나 사업을 실제 책임질 현대건설이 현금 유동성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만큼 개별사 인프라를 강화하는 작업에 우선 착수한 후 향후 공동사업으로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결정은 실질적으로는 공동 e마켓 설립이 물건너간 것을 의미한다. 지금 당장 개별사 인프라 강화에 주력한다는 것은 결국 공동작업 중단을 뜻하고 특히 사업성공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현대건설의 상황을 고려할 때 외부사업을 벌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건설은 자금위기가 완전히 해소되는 시점에 맞춰 현대산업개발, 금강고려화학, 인천제철 등 현대 관련 소그룹 소속 관계사와 건자재 공동구매를 위한 e마켓을 우선 구축키로 하고, 이를 위한 세부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현대건설 인터넷사업팀 관계자도 『99년에 도입한 전사적자원관리(ERP)를 기반으로 오는 2월까지 하도급 관리를 위한 공급망관리(SCM) 시스템 구축이 마무리됨에 따라 구매 프로세스 개선작업을 향상시키는 데 우선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혀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 e마켓 시장은 삼성물산 주택부문 및 건설부문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삼성 관계사들이 공동구매 위주로 사업을 벌일 매트플라자(http://www.matplaza.com)가 당분간 이 시장에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의 매트플라자나 현대측에서 추진하는 e마켓 모두 향후 외부 기업으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현대건설이 현대 관계사 위주의 건자재 공동구매 e마켓을 구축하게 되면 독자 e마켓을 구축하지 않은 나머지 대형 건설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삼성과 현대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건설 e마켓은 지난해 초 삼성을 포함,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모두 참여한 그랜드컨소시엄을 결성해 추진됐으나, 그 해 9월 삼성그룹이 독자적으로 설립한 기업간소모성자재(MRO) e마켓 아이마켓코리아로 매트플라자를 흡수키로 함에 따라 삼성이 먼저 컨소시엄을 탈퇴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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