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착단자 KS규격 ’꿈틀’

동선용압착단자 KS규격(KS C 2620)이 25년만에 개정된다.

지난 75년에 제정된 후 단 한차례도 내용 변경이 없었으나 최근 압착단자에 사용 가능한 도체재료 규격을 「무산소동(KS C 1020P, KS C 1020R) 혹은 이들과 동등 이상의 성능을 갖는 것」으로 개정됐다. 이로써 기존의 타프피치동(KS C 1100)으로 압착단자를 제조하는 업체는 KS인증 마크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기술표준원 자본재기술표준부 소재과 박주승 연구관은 『무산소동의 산소함유량을 10ppm이하로 규정할 경우 전도율이 좋아짐은 물론 부식도 줄어들어 좋은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미국 재료시험협회(ASTM) 규격과 같이 산소함유량 항목을 포함시켜 10ppm 이하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관보에 개제된 개정안은 60일이 경과한 후 산업심의회 비철부회의 심의를 거치면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

그러나 현재 개정된 규격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의문시되고 있다. 국내 동 생산업체가 개정된 규격을 만족시킬 기술과 설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동 생산업체가 생산시설을 모두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시행된다면 몇 개 업체는 설비투자에 애로를 겪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KS규격이 유명무실한 상태로 존속됐던 점도 문제다. 25년 전에 규격이 제정됐지만 99년에 이르러서야 최초의 압착단자 KS인증 업체가 탄생하는 등 지금까지 두개 업체만이 압착단자 KS규격을 인증받았다.

기술표준원의 김재우 전기응용 과장은 『지금까지 실질 규격이 형식 규격과 별도로 존재해 왔다』며 『커넥터의 경우 종류가 다양해 규격화가 불가능한 측면이 있지만 ASTM이나 일본공업규격(JIS),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 선진공업국의 기술표준에 맞춰 KS를 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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