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시장 부진 장기화 전망

승강기시장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97년 경제위기와 함께 시작된 승강기시장의 침체는 정부의 신도시 건설 계획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총 승강기 수는 16만대. 일본·미국·중국 등에 이어 세계 5위다. 그러나 승강기 신규 설치 물량은 지난 97년 2만대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98년 1만6600대, 99년 1만5300대, 지난해 1만2000대로 떨어졌다.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97년의 절반수준인 1만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시장은 10여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배경 =승강기시장의 침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건설경기의 침체다. 아파트경기가 부진하면서 승강기시장도 줄어들고 있다. 승강기경기는 아파트경기에 그만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아파트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신규 수요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교체수요도 IMF를 겪으면서 줄어들고 있어 승강기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업체들은 해외시장 개척으로 부진을 면하려고 하나 이마저 여의치 않다. 세계시장 특히 동남아시장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IMF를 겪으면서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를 가장 비관적인 해로 잡고 있다. 경기부진에 따라 건설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월드컵 개최와 같은 대형 이벤트가 있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OTIS엘리베이터의 관계자는 『올해만 넘기면 내년부터는 신도시 건설에 따른 신규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도시 건설로 아시안게임·올림픽을 앞두고 발생했던 대규모 수요를 능가하는 물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보수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보급된 승강기 대수를 감안할 때 보수시장은 연 4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대책 =LG·OTIS엘리베이터·현대엘리베이터·동양에레베이터 등 승강기업체들은 해외영업에 나서는 한편 보수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LG·OTIS엘리베이터(대표 장병우 http://www.otis.co.kr)는 주택용 엘리베이터인 「시그마」를 앞세워 중국과 러시아 등지를 중점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시장의 경우 진입장벽을 감안해 창원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중국 다롄에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남미·유럽시장에서 에스컬레이터의 영업을 강화키로 했다.

동양에레베이터(대표 금병호 http://www.dongyang-elevator.com)는 기계실없는 제품을 앞세워 그동안 취약했던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모더니제이션 패키지로 보수 및 리모니제이션 시장에 주력, 이 부문 매출을 회사 전체의 15%까지 올린다는 목표다. 이밖에 현대엘리베이터(대표 백영문 http://www.hyundaielevator.co.kr)는 현지생산체계를 강화하는 등 중국지역 생산역량을 최대한 강화할 계획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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