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버스 vs DDR 기세 싸움

주요 D램 및 중앙처리장치(CPU) 업체들이 올해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할 램버스 D램과 더블데이터레이트 (DDR) SD램을 놓고 양대 진영이 갈라져 치열한 세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올들어 램버스 D램 진영은 본격적인 시장몰이에 나서 기선을 제압했으나 올중반께 이후 DDR 진영의 반격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두 진영간의 세력다툼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램버스 D램 진영에는 삼성전자·도시바·인텔 등이, DDR 진영에는 현대전자·마이크론·인피니온·AMD 등이 포진했다.

◇ 기선 제압한 램버스 D램 진영=램버스 D램 진영은 올들어 램버스 D램을 메모리로 채택한 펜티엄4 탑재 PC와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기의 수요 확산에 힘입어 공격적인 시장공략에 들어갔다.

특히 램버스 D램 진영은 이달 28일 인텔이 펜티엄4의 가격을 최대 30%까지 인하하고 펜티엄4와 램버스 D램을 패키지로 판매할 예정이어서 폭발적인 수요증가를 기대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게임기인 X박스, 디지털TV용 세트톱박스 등에도 램버스 D램이 탑재될 예정이어서 기존 플레이스테이션2에 이어 판로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시바 등 램버스 D램 진영은 최근 양산라인 확충과 저가제품 개발 등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양산에 들어간 회로선폭 0.17미크론의 램버스 D램 생산라인을 올해 대거 확충할 계획이며 인텔과 협력해 보급형 램버스 D램을 개발, 하반기에 양산하기로 했다. 도시바와 NEC 등도 수요증가에 대비해 최근 라인 확충을 추진중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게임기용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에다 인텔의 패키지 할인정책으로 램버스 D램 시장이 급격히 커질 수 있어 차세대 D램 자리를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반격의 채비를 갖추는 DDR 진영=기선을 제압당한 DDR 진영도 조기 상용화와 양산을 통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DDR 진영은 그래픽카드 외에 별다른 시장을 형성하지 못해 램버스 D램에 밀렸다고 생각하고 주력인 PC용 시장의 조기 활성화로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대표주자는 현대전자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다. 두 회사는 램버스와 특허소송중이어서 램버스 D램보다는 DDR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아래 신기술 개발과 조기양산을 추진중이다.

현대전자는 최근 동급 램버스 D램보다 빠른 333㎒의 512M DDR SD램을 개발, 기존 128M 및 256M DDR SD램과 함께 양산준비에 들어갔으며 마이크론도 2분기중 256M급 DDR SD램을 생산, 하반기 수요증가에 대비했다.

특히 두 회사는 DDR SD램의 표준규격으로 인텔의 경쟁사인 미국 AMD의 760칩세트 및 대만 비아테크놀로지의 「아폴로프로266」 칩세트를 지원하기로 결정세력 규합에 나섰다.

DDR 진영은 게임기용이나 일부 워크스테이션 시장이라면 몰라도 PC용 시장에서는 램버스 D램보다 DDR SD램이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현대전자의 한 관계자는 『펜티엄4와 i850칩세트, 램버스 D램으로 묶인 시스템 구성이 아직 불안정하고 높은 발열량 문제 등으로 보드업체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인텔이 2분기중 출시할 2㎓급의 펜티엄4(매킨리)가 오히려 DDR SD램과 잘 어울려 PC용 메모리는 DDR SD램이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망=현재로선 램버스 D램의 독주가 예상된다. PC용 DDR SD램의 출시가 올하반기부터 본격화해 이때까지는 「무적」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DDR 진영은 SD램이 나오면 사정이 다소 달라질 것으로 본다.

지금은 초기단계여서 나타나지 않으나 DDR SD램이 나오면 가격이나 성능에서도 램버스 D램의 약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DDR SD램에 주력하는 업체들은 채 준비도 안된 상황에서 앞질러 나간 램버스 D램의 질주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램버스 D램 진영은 경쟁제품인 DDR SD램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에 확실한 위치를 다지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파상적인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인텔의 적극적인 협력에서 이러한 방침을 엿볼 수 있다.

이에 맞서 DDR SD램 진영은 시장형성이 늦어질수록 불리하다고 보고 조기 상용화를 적극 추진중이다.

램버스 D램이냐 DDR SD램이냐. 앞으로도 여러번 부딪치겠으나 그 승패는 사실상 원년인 올해안에 일찌감치 결판난다는 것이 반도체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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