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비스임대업(ASP)을 도입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투명성·효율성으로 상징되는 정보화는 CEO의 강력한 의지가 결정적이라는 게 통설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열악한 기업환경 탓도 있지만 CEO들의 마인드가 여전히 뒤처져 있기 때문에 이같은 원칙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중소 굴뚝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에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구축·사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지난해부터 ASP가 부각됐지만 정작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 이에 따라 초창기부터 ASP를 도입한 정보화 선도기업들은 CEO의 면면부터 남다른 특색을 발견할 수 있다.
넥서브로부터 ASP를 도입키로 한 우리조명은 최근 2세 경영자가 전면에 나서면서 경영효율화의 수단으로 ERP를 구축하는 사례다. 우리조명은 지난 99년 매출 400억원에 현재 60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중견업체로, 회사를 물려받는 2세가 ASP도입을 통해 기업을 젊은 조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것이다. 에이폴스와 계약을 맺고 ASP를 도입한 로열비앤비와 동진쎄미켐도 마찬가지 경우. 연매출 400억원 가량의 중견 와이셔츠 제조업체인 로열비앤비나 반도체 화학재료 전문기업인 동진쎄미켐 모두 2세들이 경영권을 쥐면서 조직의 변화를 꾀하는 사례들이다.
젊다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업력이 짧고 최근 성장속도가 빠른 기업들도 CEO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SDS로부터 ERP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MP3플레이어 전문업체 디지털웨이와 반도체장비업체 이오테크닉스, 온라인패스와 회계 ERP서비스 제공계약을 맺은 컴퓨터 유통업체 스패너컴 등이 이에 해당한다.
ASP업계 관계자는 『2세 경영자들이 ASP ERP 도입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단지 젊어서 정보화 마인드가 앞서 있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며 『정보시스템을 자신의 조직을 변신시키기 위한 무기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짙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인맥조직을 자신의 시스템적인 관리형태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것이다.
한 ASP 전문업체 컨설턴트는 『정보화·e비즈니스라는 대세에 적극 합류하려는 뜻도 있지만 2세 경영자들의 경우 회계·재무 등 핵심조직을 장악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조직관리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이 과정에서 내부적인 진통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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