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티엄4 때문에 인텔코리아가 고민이다.
지난해 말 공식 출시 후 한달이 흐른 지금 PC 제조업체나 유통시장에서의 호응이 예상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국내 PC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등이 인텔의 펜티엄4 출시와 함께 제품을 내놓았다. 이 회사들은 밝히기를 꺼리지만 지금까지 판매된 숫자는 각각 수백대 수준에 그쳤다. 상가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인텔 CPU의 3개 대리점을 통해 판매된 대수가 약 1000대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력제품인 펜티엄Ⅲ 800㎒ 제품이 유통시장에서 월평균 13만대 가량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유통시장 점유율이 1%에도 못미치고 있다.
펜티엄4의 초반성적은 시원찮다. 물론 최고 클록속도의 고가제품이어서 초반성적으로 시장반응을 판단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텔이 거둔 성적에 비춰 볼 때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인텔코리아측은 내심 이같은 시장반응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인텔코리아의 관계자는 『요즘 PC 제조업체나 유통 대리점과의 회의가 부쩍 늘었다』며 『아예 그곳에 상주할 정도』라고 말했다.
따라서 인텔은 펜티엄4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중이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들보다 한발 빨리 내놓은 AMD에 저가시장에 이어 고가시장마저 일부를 잘라 내줘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텔은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인하했다. 펜티엄4 출시 후 한달도 안돼 1.4㎓의 가격을 11%나 내린 것. 무엇보다도 판매에 걸림돌인 고가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또한 인텔코리아는 유통시장 대리점을 상대로 리베이트 제공 등의 판매 활성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인텔은 고가의 램버스 D램만 지원하는 펜티엄4에서 올하반기까지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을 지원하도록 하는 방법도 준비중이다.
이러한 인텔의 공격적인 대응에 대해 업체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을 인하했지만 여전히 성능 대비 가격이 높다』면서 『특히 지원 메모리의 문제 등으로 올하반기는 돼야 펜티엄4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통시장 관계자도 『인텔이 올 3·4분기까지 펜티엄4의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잡고 있지만 PC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돌발변수가 너무나 많아 인텔의 의도대로 시장이 흘러갈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인텔의 고민은 아무래도 시간만이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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