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세계 반도체 업체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중국의 간판 PC 업체인 레전드홀딩스(롄상)가 발표한 신년 계획에 주목했다. 반도체 업계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레전드는 2001년에 전년 대비 두배 늘어난 200만대의 PC 판매를 장담하면서 상하이 푸동지구에 연산 150만대 규모의 컴퓨터 조립공장 설립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은 올해 세계 반도체 업계의 최대 관심 지역이다. 21세기 최대 반도체 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 극심한 공급부족 사태를 겪을 전망이다. 오는 2005년께 중국 반도체 시장 수요가 242억달러에 달하지만 공급은 17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PC를 비롯해 정보가전·통신 등에 걸쳐 중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관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높은 관세장벽은 외국 반도체 업체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와 반도체에 대해 관세를 매기지 않는 정보기술협정
(ITA)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체들은 높은 관세장벽에 막혀 중국 시장을 사실상 방치해왔다. 지난해 4월 말 각국의 반도체 업계 대표들이 제주도에 모여 회의를 갖고 중국의 WTO 가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올들어 상황은 급변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로 예정됐다가 무산된 중국의 WTO 가입이 올상반기중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업계의 숙원인 중국 시장 진출이 임박한 것이다.
진출방식은 제품을 우회수출하는 것과 현지에서 생산·공급하는 것 두가지다.
초기에는 우회수출이 활발하겠으나 시장경쟁이 본격화하면 현지 생산, 공급으로 바뀔 전망이다.
이미 세계 반도체 업체간 중국내 생산기지의 확보경쟁은 시작됐다.
모토로라는 지난 8월 천진에 총 19억달러를 투자, 현재의 공장을 2배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2년 상반기까지는 월 2만장의 LSI로직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IBM도 지난 10월 상해에 중국 최대의 칩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으며 인텔 역시 중국에 반도체 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다. 대만자금으로 설립된 「상하이훙리반도체제조유한공사」도 지난해 말 기공식을 가졌다.
한국 업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중국에 패키징 및 테스트 공장을 운영중이며 앞으로 이 공장을 확대, 발전시킬 방침이다.
외국 반도체 업체의 중국 진출과 함께 눈여겨 볼 대목은 중국 정부의 현지 업체 육성 전략이다.
알려진대로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려 한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거점을 둘 계획이다. 또 초기 기술 확보를 위해 모토로라·인텔·도시바 등 외국 업체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중국이 올해를 기점으로 단순한 시장에서 생산기지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 우리의 잠재적인 경쟁 상대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 2001년 세계 반도체 업계가 맞닥뜨린 새로운 화두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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