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쥬라기공원」의 한해 수입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 200만대와 맞먹는다.』
지난 96년 스티븐 스필버그 사단의 블록버스터 쥬라기공원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회자된 말이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웅변한 이 말은 제조업 중심의 우리 산업계에 큰 충격을 줬고 대기업들이 영상산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2001년 1월 게임업계에는 제2의 「쥬라기공원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 주인공은 게임 벤처기업인 판타그램이다. 이 회사는 자체개발한 국산게임 「킹덤언더파이어」를 이달부터 다음달새 전세계 30여개국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세계 주요 배급사로부터는 33만장 정도의 초도주문을 받아놓은 상태다. 판타그램은 올해 약 100만∼150만장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들도 최소 100만장 정도는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업계의 전망대로 킹덤언더파이어가 전세계적으로 100만장이 팔린다면 게임 하나로 무려 400억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라이선스료와 배급수익을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 늘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판타그램의 이상윤 사장은 약관 28세의 젊은 청년이다. 그는 무일푼으로 시작해 불과 4년도 채 안된 짧은 기간에 어느 대기업도 꿈꾸지 못한 쾌거를 이뤄내고 있다.
이 사장과 판타그램의 성공 비결은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월드 베스트」를 만들어 내겠다는 집념, 그것뿐이었다. 지난 96년 4월 창업과 함께 당시 세계적으로 히트한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워 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밑그림을 그려놓고 3년여간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경쟁사들이 외국의 대작게임을 수입해 떼돈을 벌고 국내용 게임을 만들어 재미를 보고 있을 때, 그는 오직 월드 베스트에만 매달렸다. 창업후 그가 3년여간 벌어들인 돈은 20억원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이 사장과 판타그램 직원들은 월드 베스트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뼈를 깍는 노력을 기울여온 것이다.
판타그램의 성공은 정현준·진승현 게이트와 거품론으로 침체돼 있는 벤처업계에 한줄기 빛이 아닐 수 없다는 점에서 판타그램의 벤치마킹을 권하고 싶다. 특히 고속성장의 끝에 방향성을 잃고 있는 게임업계만이라도 판타그램의 글로벌비즈니스모델을 연구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한다.
<문화산업부·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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