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문화산업 10대 과제>1회-무료 온라인 게임 유료화

◆신사년 새해가 밝았다.

정부와 문화산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른바 문화강국의 실현을 위해서다. 특히 정부의 산업 인프라 조성을 위한 정책도 예사롭지 않다.

오는 2003년까지 수출 전문 게임업체를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뿐만 아니라 음반 선진화를 위해 물류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또 영상수지 개선을 위해 세계 3대 영상산업 세력군을 형성한다는 목표아래 협력체계를 마련 중이며 인력 확보 및 전략분야 육성을 위해 센터 설립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정책의 뒷편에는 숨겨진 과제들이 적지 않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업계의 과제도 적지 않다.

문화산업계가 꼽는 올해의 10대 과제를 선정, 정부의 대책 등 해결 방안을 집중 점검해 본다.편집자◆

올해 온라인게임 시장은 2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70% 가량 성장한 수치이다. 온라인게임 업체의 대표주자격인 엔씨소프트가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며 타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대폭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장규모는 무료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무료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매출액은 제외된 수치다.

현재 무료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업체들은 20여개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초만해도 이 업체들은 이용자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도 서비스 운영이 가능했다. 많은 회원수를 확보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몰려들었고 포털사이트에 게임을 제공하고 이용료를 받음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됐다. 이에 따라 무료 게임사이트들은 이용자들에게 이용료를 받는 유료화정책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투자열기가 식고 경영난에 부딪힌 닷컴들이 지출을 억제하면서 무료 게임서비스업체들도 위기에 봉착했다. 게다가 경쟁업체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가격경쟁이 심화, 닷컴에 게임을 공급하고 수입을 얻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가 돼버렸다.

이에 따라 이 업체들은 올해 핵심과제를 유료화 실현에 두고 있다.

무료 게임업체들은 이용자들로부터 이용료를 받을 경우 광고나 B2B방식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교육·만화·성인정보 등 특정 분야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나 둘씩 유료로 전환하고 있는데다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수입원 확보는 물론, 양질의 콘텐츠서비스를 위해서는 콘텐츠의 유료화는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게다가 업체들이 많은 개발비와 서비스운영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혜택을 받고 있는 이용자들로부터 요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포트리스2」의 유료화를 선언한 GV에 이어 대표적인 무료 게임사이트인 「한게임」(http://www.hangame.com)을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도 2월 1일부터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하기로 하는 등 무료로 게임을 서비스해온 업체들이 속속 유료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네이버의 김범수 사장은 『전면적인 유료화는 아니지만 유료회원의 경우 접속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거나 특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프리미엄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유료서비스 도입이 매출 확대 및 이익 증대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료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산적한 많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콘텐츠의 차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무료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들은 20여개 가량이지만 대부분 같은 콘텐츠로 유료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 업체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은 주로 고도리·장기·포커 등 미니 보드게임류로 차별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섣불리 유료화를 단행했다가는 회원들을 경쟁사이트에 모두 뺏기고 사이트의 생존조차 위태로워질 수 있다.

때문에 많은 업체들은 유료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 상태에서는 유료화가 자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일 것으로 보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엠게임(http://www.mgame.com)을 서비스하고 있는 위즈게이트의 손승철 사장은 『콘텐츠가 비슷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이트 유료화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울 것』이며 『콘텐츠를 차별화할 수 없다면 이용자가 기꺼이 돈을 지불할 만한 특별한 기능을 구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PC방의 반발도 무료 게임업체들의 유료화 정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해 말 유료화를 선언한 포트리스2의 경우를 보면 유료화 계획이 알려지자 많은 PC방들이 『돈을 주고는 이용할 수 없다』며 집단 반발의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가뜩이나 고객감소로 인해 PC방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데 무료로 제공되던 온라인게임을 유료화되면 많은 PC방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것이 반대 이유였다.

따라서 게임업체들이 유료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PC방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과금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온라인게임업계의 최대 화두는 무료로 제공되는 게임콘텐츠의 유료화』라며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의 차별화,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요금체계의 도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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