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발달과 인터넷의 출현은 국경과 산업의 간극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진화시키고 있다. 퓨전화의 현상은 더 이상의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인터넷을 통한 기업활동은 국경을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의 발전은 새로운 매체의 출현과 종막을 동시에 알릴 정도로 눈부시게 변모하고 있다.
차세대 인터넷이 급부상하고 있으며 디지털 가전은 우리의 안방을 깊숙이 파고 들고 있다. 업그레이드 된 통신기술은 모바일 시대의 서막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신년 새해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웅변해 주는 디지털TV 방송과 위성방송의 출현은 우리나라 IT경제에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한해 IT경제에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들을 모아 신년 원단 기획으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꿈의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서비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사업자 선정, 기술방식 채택 등을 놓고 한국은 물론 전세계를 들썩거리게 한 IMT2000 서비스는 오는 5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만나게 된다. 80년대 중반부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산하 연구단체를 통해 논의되기 시작한 IMT2000의 꿈이 연구실이 아닌 실제 가입자의 손 안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일본의 NTT도코모는 5월 말부터 도쿄 도심 지역과 요코하마·가와사키의 일부 지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IMT2000 서비스를 시작한다. 「FOMA(Freedom Of Mobile multimedia Access)」로 이름 붙여진 이 서비스는 비동기식 WCDMA에 기반하며 동영상 통화, 고속 무선인터넷, 다자간 통화 기능 등을 갖추게 된다.
IMT2000 서비스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는 고속 데이터서비스는 현 2세대 서비스의 전송속도보다 6배 가량 빠른 64Kbps 정도가 되며 패킷교환 방식에서는 하향 전송속도가 최대 384Kbps까지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도코모의 첫 IMT2000 서비스에 대한 통신업계의 관심은 단순한 궁금증 그 이상이다.
지난 한해 전세계 통신업체들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으며 각국의 IMT2000 사업권 확보에 매달렸다. 유럽 최대 이동통신시장으로 꼽히는 영국과 독일에서 벌어진 사업자 선정을 위한 주파수 경매에서 총 입찰액은 각각 335억달러와 458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유럽 통신업체들이 IMT2000 사업권 확보를 위해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금액이 1700억달러에 이를 정도니 업체들의 IMT2000 사업에 대한 열의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하지만 그 결과 업체들에 돌아온 것은 채무 증가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과 주가 폭락뿐이었다. 브리티시텔레콤, 도이치텔레콤, 프랑스텔레콤 등 유럽의 대표적인 통신업체들은 모두 연초에 비해 주가가 반 이상 떨어지는 시련을 겪었다.
이들은 비록 향후 10여년간 차세대이동통신사업을 벌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지만 IMT2000 사업이 또다른 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과잉투자라는 안팎의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은 물론 IMT2000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통신업체의 경영진들도 하나둘 비관론을 내놓았다. 도코모의 에노키 게이이치 부사장을 비롯해 프랑스 비방디텔레콤의 부사장인 앙리 피가노, 스페인 재즈텔의 마틴 바사브스키 회장 등이 『IMT2000 사업을 통해 그동안 투자한 것만큼의 수익을 올리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견을 밝혀 관련 업계를 당혹케 했다.
그렇기에 전세계 통신업체들에 상용화된 첫 IMT2000 서비스가 시작되는 일본의 도쿄는 단순히 어떠한 새로운 서비스가 선보이는 신기술 「경연장」이 아닌 업체의 생존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다른 업체들에는 도코모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IMT2000 사업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고 도코모를 모방할 수도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올 한해 이동통신업계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 분명하다.
IMT2000 서비스는 이동통신업계뿐 아니라 관련 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고속 데이터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부각될 것이다. 이미 도코모가 콘텐츠 확충을 위해 세계 최대 인터넷서비스업체 AOL과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유명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은 것처럼 이통업체들간에 우수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업체들의 몸값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장비 및 단말기 업체들간의 경쟁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권을 획득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시스템 및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기 위한 장비업체들의 다툼이 열기를 더하고 서비스 도입에 따른 단말기 교체 수요를 잡기 위한 단말기업체들의 신규 모델 출시 경쟁도 IMT2000 시장을 더욱 뜨겁게 할 전망이다.
IMT2000 시대 개막으로 지난해부터 부상하기 시작한 이동간 전자상거래(m커머스)는 전성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느린 전송속도, 빈약한 영상정보 등의 문제로 인해 잠재력만을 인정받았던 m커머스는 전자상거래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전과는 다른 새로운 구매 문화를 창출할 것이다.
IMT2000 시대 개막은 휴대폰이 인터넷 접속기기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미 판매 대수가 PC를 넘어선 휴대폰은 IMT2000 도입으로 「포스트 PC」 시대를 선도하는 선봉장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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