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ETRI 공개키 암호시스템 관련 원천기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학과 고기형 교수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공동으로 「비가환군」에 근거한 실용적인 공개키 암호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고 교수팀이 개발한 공개키 암호시스템은 「가환군」 기반으로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미국의 RSA보다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공개키 암호론이 시작된 지 20여년 만에 개발된 획기적인 원천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가환군」이란 곱셈과 덧셈 등에서 연산의 순서를 바꾸어도 같은 값이 나오는 것을 의미하며 「비가환군」은 연산의 순서를 바꾸면 다른 값이 나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이 시스템은 기존에 미국에서 개발된 시스템들이 정수론의 연구결과에 기반을 두었던 것과 달리 순수 수학의 첨단분야 중 하나인 「땋임」 이론의 공액 문제에 근거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원천기술로 평가받고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또 이 기술이 암호화와 복호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구현하는 알고리듬의 크기가 작아 스마트카드와 같은 소용량 장치에도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이 공개키 암호시스템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현재 미국으로부터 원천기술을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정보보호기술 관련업계에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세계 정보보호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개키 암호시스템은 타인이 메시지를 암호화할 때 사용하는 공개키와 암호화된 암호문을 원래의 메시지로 복원할 때 사용하는 비밀키로 구성돼 있는 시스템을 일컫는 것으로 현재의 미국 RSA방식이 사용되고 있는, 암호화 과정과 복호화 과정에서 하나의 비밀키를 사용하는 비밀키 암호시스템과 구별된다.
◇삼성SDI-초고효율 태양전지
삼성SDI는 고유가 시대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초고효율의 대면적 실리콘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이는 호주 뉴 사우스 웨일스 대학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이 전지는 에너지 변환효율이 20.1%인 대면적(45.26㎠) 실리콘 태양전지로 태양전지 평가·인증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연구소로부터 국제공인을 받았다.
에너지 변환효율은 태양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바뀌는 비율로 실리콘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 크기(45.26㎠)의 태양전지로 20.21%가 현재까지 개발된 최고 효율이다.
삼성SDI는 지난 1993년부터 20여명의 연구인력과 45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이 제품을 개발했다.
이 전지는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 IMT2000 등 모바일 기기에서 주택발전, 통신위성에 이르기까지 여러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삼성SDI는 이 제품을 개발하면서 확보한 대면적 태양전지 전극설계기술과 전극재료의 저가화 등을 국내·미국·일본·독일 등에 특허출원했다.
삼성SDI는 주택용에 이어 휴대통신기기용, 전기자동차용, 저궤도 위성용 태양전지를 계속 개발, 2010년 세계시장에서 22%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세계 태양광발전 시장은 20억달러 규모며 연평균 33%씩 성장하고 있어 2015년에는 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교세라·샤프·산요와 영국의 비피솔라가 태양전지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SDI측은 2㎾ 용량의 태양전지를 주택에 설치할 경우 가구당 연간 500L의 원유를 줄여 약 5000억원의 석유수입을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엑스오비스-3차원 공중입체영상 TV 「오큐빅」
스크린 대신 공중을 모니터로 인식, 공중에 입체영상을 띄우고 이를 맨눈으로 볼 수 있는 5차원 공중입체영상TV가 서울공대 연구진들로 구성된 엑스오비스에 의해 개발됐다.
엑스오비스가 미국 OPD사와 2년간 공동연구 끝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공중입체영상TV 「오큐빅」은 실물은 물론 가상이미지까지 공중에 띄울 수 있다. 공중영상은 사람이 직접 만져보기 전에는 실물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색상이나 입체감이 뛰어나다.
공중을 모니터로 인식하는 공중입체영상 기술과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 제작된 오큐빅은 보석이나 음료수 캔, 월드컵 로고 등 어떤 대상이라도 공중에 입체적으로 띄울 수 있으며 높은 선명도는 물론 여러 사람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어 옥외광고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특히 그동안 입체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별도로 특수안경이나 헤드세트를 사용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을 느꼈지만 오큐빅이 제공하는 공중입체영상은 스타워즈나 007 등 SF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면처럼 맨 눈으로 아무런 불편 없이 볼 수 있다.
엑스오비스는 또한 오큐빅의 기술원리를 활용한 5차원 입체영상 게임과 입체 PC를 통해 모니터앞 공중에서 전투기들이 움직이는 박진감 넘치는 게임은 물론 실제 상황처럼 제품을 볼 수 있는 생동감 있는 쇼핑몰도 구성할 계획이다.
엑스오비스는 미국 OPD사와 특허기술 로열티를 공동으로 보유하고 국내 및 아시아 판권을 갖고 있어 앞으로 대규모 외화획득이 기대된다. 대형 스탠딩 에어컨 크기인 오큐빅 한 대의 가격은 약 3000만원 수준으로 내정됐다.
엑스오비스 김용민 사장은 『입체영상 TV인 오큐빅의 가격은 기존 2차원, 3차원 영상장비보다 훨씬 저렴해 각종 전시회장 및 호텔, 백화점, 대형 레스토랑, 일반기업 등에서 이를 활용할 경우 홍보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21-생체인식기술 이용 전자상거래 인증시스템
인터넷상에서 ID와 패스워드 없이 자신의 생체정보를 이용해 모든 금융거래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국내 기술이 해외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생체인식기술 전문업체인 패스21은 생체인증에 의한 원터치 로그인 방식을 이용해 기존 ID와 패스워드 없이 자신의 생체정보인 지문으로 인터넷은 물론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터넷 생체인식기술은 마우스에 부착된 지문인식 센서가 사용자 본인여부를 파악해 인터넷 사이트 이용이나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기억하기 어렵거나 보안에 취약한 ID 및 패스워드를 사용하지 않는데다 안전성도 크게 높였다. 또한 사이버 공간에서 변조된 생체정보를 사용할 수 없고 공개키기반구조(PKI)와 병행함으로써 비밀번호 도용 문제까지 해결했다.
패스21은 생체인증 금융거래기술을 다이너스카드·삼성카드·BC카드·평화은행 등과 연계해 곧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한 패스21은 세계적 보험 및 컨설팅 업체인 마시사와 보장보험 공인협정을 체결, 자사 생체인증시스템을 이용한 금융거래시 문제가 발생활 경우 마시사가 경제적인 손실을 전액 보상해준다.
이 협정은 생체보안기술이 전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게 된 것으로 금융거래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게 됐으며 미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
지난 4월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이용자들이 휴대폰으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독특한 생체인증기술을 한국의 한 업체가 개발했다』며 패스21의 기술과 기술개발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로이터는 『휴대폰 이용자가 2400만여명에 달하는 한국에서 휴대폰은 이제 지갑처럼 필수품이 됐다』면서 『생체인증기능을 갖춘 똑똑한 휴대폰은 잠을 깨워주고 자동차 문을 열어주며 사무실 출입기능에 신용카드와 쇼핑기능까지 가능하게 해준다』고 전했다.
◇디지털아리아-3차원 그래픽저작도구 「하회」
세계 최고수준의 3차원 그래픽 저작도구가 개발돼 상용화될 전망이다.
디지탈아리아는 3D 그래픽 저작도구의 토대가 되는 엔진을 개발한 데 이어 이에 접목할 각종 응용프로그램 개발도 완성해 상용화할 예정이다.
디지탈아리아가 개발한 3D그래픽 툴 「하회」는 국내기술진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 소프트웨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법도 간단하다.
현재 국내와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마야」와 「3D 스튜디오 맥스」로 모두 외국 제품들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가격대가 수백 만원을 넘는 고가며 사용법도 복잡해 숙련된 전문가가 아니면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회」의 가장 큰 특징은 2차원 스케치를 3차원 영상으로 자동 변환시켜준다는 것이다. 디자인 지식 없이도 3D입체영상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비전문가도 다양한 형태의 입체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이는 수차례의 작업과 연산을 거쳐야만 했던 기존의 3차원 모델링 툴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획기적 기능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프로그래머들이 많이 사용하는 「마야」의 플러그인 소프트웨어를 완벽하게 지원할 만큼 호환성이 뛰어난 장점도 있다. 특히 사용자가 쉽게 시스템을 확장할 수 있는 엔진구조를 갖추고 있어 다양한 플러그인 프로그램 개발이 용이하다.
디지탈아리아는 「하회」가 상용화될 경우 3차원 그래픽 게임엔진과 광고 및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딩, 비전문가 교육용 소프트웨어 시장 등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탈아리아 장덕호 사장은 『「하회」는 세계 최고수준의 기능을 갖춘 3D저작도구임을 자부한다』며 『외국제품과의 경쟁을 위해 유치원생도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호환성을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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