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e코리아]디지털 광개토대국「e코리아」로 세우자

인터넷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경제대국 「코리아」, 즉 「e-Korea」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21세기 01년 새해 태양이 힘차게 솟아 올랐다.

지난 20세기가 우리 한민족에게는 고난과 굴곡의 한 세기였다면 이번 21세기는 희망과 비전으로 가득찬 보람찬 한 세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새해 첫 일출의 의미는 남다르다.

우리는 굴곡의 1세기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경제대국을 실현할 수 있는 힘을 충전해왔다. 바로 우리가 갖고 있는 「인터넷」 및 「정보기술(IT)」의 잠재력이다. 21세기 벽두, 경제불안에 떨면서도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있는 이유다.

21세기 새로운 경제 대국, 「e-Korea」의 꿈을 우리에게 전달할 인터넷과 IT산업은 지난 20세기 후반부에 국내 도입된 이후 세계에서 그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적어도 이들 분야에서 만큼은 우리는 이미 대국이다. 표참조

인터넷 사용자가 2, 3년 만에 전 국민의 절반에 육박하는 2000만명시대를 맞고 있으며 특히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 비율면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IT분야는 이미 세계 다섯번째안에 꼽힐 만큼의 대국으로 성장했다.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반도체·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 LCD)는 물론이고 CDMA 등 우리의 IT산업은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 외에도 수 년안에 월드베스트에 오를 만한 아이템이 수두룩하다.

인터넷과 IT산업의 위력은 이미 지난 97년 한국전쟁 이후 최대 국란이라는 IMF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우리가 새삼 절감했던 사실이다.

발전속도와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엄청난 인터넷과 IT산업은 또 다른 산업과 빠르게 접목, 새로운 첨단 복합산업을 양산하며 우리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인터넷과 IT산업이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다면 적어도 5년 안에 「e-Korea」를 구현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의·식·주가 해결되는 사이버시대가 정착됨은 물론 이미 우리 깊숙이 들어와있는 디지털 문화가 우리를 지배할 것이다. 10∼20대 네티즌들은 온라인상에서 기성 문화에 정면으로 도전, 대중문화를 더욱 주도할 것이 확실하다.

기업들 역시 IT에 의한 디지털 신경제 도입을 통해 제2의 산업혁명을 실현하며 지금과는 완전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터넷으로 모든 상거래를 처리하는 온라인비즈니스가 일반화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업들까지 온라인 비즈니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마도 인터넷시대 1년은 산업화시대 20년의 변화를 넘는 엄청난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국가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정부의 위상도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지금의 모든 법체제는 사이버 경제시대에 맞는 법·제도로 자리바꿈한다. 모든 정책실현의 창구가 온라인으로 일원화되고 일선 사회구성원의 목소리가 리얼타임으로 정책에 반영되는 대화형 광속 정책실현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사회는 디지털 신경제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완전히 바뀔 것이 자명하다.

한국의 인터넷과 IT산업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하면 「e-Korea」의 주도 세력들이 세계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예고하듯 최근들어 세계 각지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들의 활약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민족 고유의 창의력과 탁월한 첨단 정보기술로 무장한 한국계 벤처스타들은 이미 실리콘밸리 등 해외에서 세계적인 IT산업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코리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국 먼리에서 「코리아」의 이름을 드높이고 있는 한국계 벤처스타들은 마이사이먼의 창업자인 마이클 양을 비롯해 유리시스템의 창업자인 김종훈, 와이즈넛의 윤여걸 사장, 자이렌의 창업자인 스티브 김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그러나 우리가 이제부터 추구할 인터넷 강국, 즉 「e-Korea」는 아직은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다.

「e-Korea」 실현을 위해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은 너무도 많다.

무엇보다도 우선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기존의 아날로그적인 사고방식으로는 결코 「e-Korea」를 건설하기 어렵다. 기업·가정·정부의 핵심인 사람의 생각이 바뀌지 않고는 무엇도 이루어낼 수 없다.

기업도 변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전통 기업, 전 근대적인 비즈니스 감각으로는 인터넷 강국은 요원하다. 세계는 지금 광속 경제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지구촌 기업간의 단일 경제체제를 실현, 바야흐로 기업들은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핵심(core)기술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시급한 문제다. 특히 기초 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리콘밸리 등 세계 최첨단 기술의 현장을 지배하는 것도 결국은 기초과학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도 기초과학 분야에서 단 한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노벨상수상에 근접한 기술을 찾기도 힘들다. 기초과학의 육성을 위해서는 우선 지금의 전 근대적인 교육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정부 정책의 수정도 불가피하다. 정부에 의해 모든 경제활동이 좌지우지되는 현재와 같은 철저한 정부주도의 정책으로 「e-Korea」를 조기에 실현한다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다. 정부 정책의 방향은 이제부터 「e-Korea」 구현에 필요한 측면 지원, 즉 인프라스트럭처를 강화하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서기 2001년 1월 1일. 우리는 이제 「e-Korea」로 가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 더 이상 굴곡의 20세기에 우리의 사고와 정신이 안주할 필요가 없다. 대외적인 경제환경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전망도 불투명하지만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우리 모두가 힘과 역량을 한 목표에 집중시킨다면 인터넷 강국 「e-Korea」 실현이 결코 꿈에 그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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