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고개숙인 강사

대부분 대학에서 강사가 차지하는 수업이 50%에 이르는 등 정식 교수가 아닌 강사의 역할은 교수 못지않다.

전국 4년제 대학에서 수업을 맡고 있는 강사는 지난 96년 3만여명이었지만 올해 1학기 5만4000여명으로 증가했다.

중앙대 서울캠퍼스는 지난 1학기 총 1734개 강좌 가운데 강사가 798강좌를 맡아 총 강좌의 46%를 담당했다.

이밖에 성균관대 48%, 영남대 56% 등 대부분 대학에서 전체 수업의 40% 이상을 강사들이 맡고 있다.

이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문제다.

정식 교수와 비교해 강의시간은 결코 적지 않지만 이들이 받는 급여는 시간당 2만원 가량에 그치고 있고 대학에서 누릴 수 있는 복지혜택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학 강사는 신분이 비정규직 노동자로 분류돼 연금·의료보험·고용보험·직장민방위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이들에게 강의를 위한 연구 및 학습시간 투자는 기대하기 어렵다.

직장민방위 혜택을 받지 못한 강사의 훈련 참가로 휴강을 하는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일반화돼 있다.

또 강사를 위한 공간 부재 역시 이들이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다.

공강시간을 비롯해 교내에 머무는 동안 강사를 위한 학습공간은 물론 제대로 된 휴게실조차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이들로부터 강의 후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심도 있는 답변과 면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학강사들의 임용권한 규정은 대학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학장이나 학과 교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일이 다반사다.

이같은 상황에서 강사임용과 관련해 뇌물수수 등으로 사회문제가 된 일도 적지않

다.

강사와 관련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대학강사 신분을 법적·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일선 강사들은 입을 모은다.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은 대학강사를 교육법상 교원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자격·임용·신분보장 등 처우의 법적인 규정을 요구하는 한편 현재 한학기 단위로 대학당국과 고용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상시근로자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측은 급여와 관련해 대학당국이 강사의 연구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연구실과 기타 시설 이용, 연구비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강사가 대학에 고용돼 있는 기간중 학내 의사결정과정 참여를 주장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94년 전국 대학강사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설립된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연합 양문석 위원장이 성균관대에서 강사직을 박탈당한 사례는 강사를 바라보는 대학의 시각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중앙대 경제학과 김형진 강사는 『강사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을 부인할 수는 없다』며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급여나 복지문제 등을 잠시 잊는 유일한 위안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가 지난 1학기 전국 대학 최초로 우수강사(best lecturer)를 선발, 시상하는 등 강사에 대한 처우가 조금씩 개선되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형편이다.

최고의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참다운 교육은 최고의 스승에서 나온다는 단순한 이치를 교육당국과 학교측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화려한 직위보다 진정으로 내실있는 실력을 갖춘 스승과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질 뿐이다.

<명예기자=장선직·중앙대 bulpaes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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