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모토 무사시 저 「오륜서」
요즘 독서계에는 고전이나 역사물을 현대의 경영에 연결시킨 일서(日書)들이 잘 읽힌다고 한다. 대부분 오다 노부나가나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일본 중근세 시대의 쇼군(將軍)과 다이묘(大名)들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다. 주요 내용은 당시의 상황을 현대의 기업 경영환경에 맞게 각색한 것들이다. 책의 저자들은 자신이 살기 위해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전국시대의 피비린내 나는 영토전쟁과 권력투쟁 등이 오늘날 무한 경쟁시대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일본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군웅들 못지않게 존경받는 또 한사람의 인물이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다. 그가 실존한 시기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江戶)시대를 열어갈 즈음인 1600년을 전후한 때다. 물론 그는 쇼군이나 다이묘 반열과는 거리가 먼 일개 검객일 뿐이었다. 하지만 4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이 검객은 자신이 직접 쓴 검법서 「오륜서(五輪書)」를 통해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것이다.
미야모토는 13세때 처음 생사를 건 승부에서 이긴 이래 생애에 치른 60여 차례의 결투를 모두 이긴, 전설적 검객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검객이기 이전에 서화와 조각에 능한 예술가였다. 이런 예술적 여유를 통해 그는 싸움에 앞서 적의 장단점과 자신이 사용할 무기의 쓰임새를 분명하게 파악할 줄 알았다고 한다.
그가 터득한 도(道)의 비결은 바로 「(칼로) 치는 것과 (칼에) 닿는 것」의 차이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친다는 것은 무엇이든 마음에 작정하고 확실히 공격하는 것이지만 닿는다는 것은 어쩌다 부딪치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를 현대 경영에 비추어보면 어쩌다 보니 얻은 성공이냐, 철저한 전략에 의한 성공이냐의 차이가 되는 것이다.
또 이기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무슨일이든 허물어질 때나 빈틈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싸움에서 이러한 기회를 정확하게 포착한다면 상대방이 20명이든 30명이든 1대1의 결투처럼 쉽게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단순히 싸워서 이기는 것만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오늘은 어제의 자신에게 이기고 내일은 한 수 아래인 자에게 이겨서, 훗날에는 한 수 위인 자에게 이긴다.』
상대방을 제압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에게 이기기 위해 많은 단련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련의 의미에 대해 미야모토는 『1000일의 연습을 단(鍛), 1만일의 연습을 연(練)』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그가 어떤 과정을 통해 검의 도에 이르렀는가를 짐작케 해주는 대목이다.
미야모토는 그러나 아무리 많은 적과 싸워 이겨도 원칙에 따른 것이 아니면 진정한 도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 원칙에 대해 그는 「오륜서」에서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깨우친다」는 전제하에 함께 엮여진 다섯 개의 고리 즉, 땅(地)·물(水)·불(火)·바람(風)·공(空:비어있음)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땅을 통해서는 검술만으로는 도에 이를 수 없기 때문에 전략의 법칙을 터득하라고 강조한다. 또 물을 통해서는 물처럼 맑은 원칙을 지켜야 하며, 불을 통해서는 싸움은 불처럼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는 또 바람을 통해서는 (검법의) 형식에 얽매이지 말 것을, 그리고 공을 통해서는 시작도 끝도 없는 도의 성질을 따른다면 승부를 초월하는 큰 싸움을 벌일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400여전의 검객이 쓴 책이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그것도 이국인들의 정서(이 책은 미국에서도 수십만부가 팔렸다)에까지 부합하고 있는 것은 사람을 상대하고 경영하는 일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본질에서는 같기 때문일 것이다.
<논설위원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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