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호기자의 인터넷따라하기>29회-한글 도메인

한글 도메인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네티즌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한글 도메인을 등록하기 위해 인터넷 이곳 저곳을 항해하며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각 언론사 기자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한글 도메인을 등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접할 정도다.

한글 도메인이란 영문과 숫자, 기호로만 표시되던 기존 도메인을 알기 쉬운 한글로 표기하자는 발상에서 비롯됐다. 한글 도메인은 영어를 모르는 사람도 누구나 쉽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글 도메인은 영어권 위주의 인터넷 문화에 반기를 들고 고유 언어와 문화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찾고자 하는 일종의 인터넷 문화혁명이다.

한글 도메인은 이처럼 매우 긍정적인 개념에서 태동되고 실현됐지만 상업성을 지닌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현상들이 먼저 나타나고 있다.

도메인 선점열풍이 바로 그 단적인 예이고 최상위 한글 도메인에 대한 지나친 집

착 또한 그렇다.

도메인 네임은 국경 없는 인터넷 세상에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이름이다. 인터넷 세상, 즉 사이버 세계가 국경이 없다는 말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국적과 언어를 초월한다는 뜻이다. 사이버 세계의 이같은 특성을 제대로 살리려면 도메인 네임은 국적과 언어에 관계없이 어떤 사람도 쉽게 알 수 있어야 한다. 국제 도메인 체계가 세계 공통언어인 영문체계로 돼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하기 때문에 한글 도메인은 어디까지나 한글을 아는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이다. 한글 도메인이 아무리 좋더라도 한글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다.

도메인 네임이 인터넷 세상에서 쓰이려면 아이피(IP) 어드레스, 즉 인터넷 주소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집에는 반드시 주소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인터넷 주소를 가진 도메인 네임은 모두 영문 도메인 네임 뿐이다. 한글 도메인 네임에 주소를 부여해봤자 한글을 모르는 이들이 찾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글 도메인 네임에는 주소를 부여하지 않고 영문 도메인 네임으로 연결시켜주는 기능만 부여하고 있다. 한글을 비롯한 다국어 도메인 네임은 어디까지나 자국민들의 인터넷 사용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부수적인 수단이다.

또 한가지 문제는 최상위 한글 도메인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집착이다. 최상위 영문 도메인은 특정 국가의 도메인에 구애받지 않고 세계 각국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용할수 있는 대단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최상위 한글 도메인은 사정이 다르다. 아무리 국가 도메인의 속박에서 벗어나 있지만 한글을 아는 사람들에게만 유효하다는 제약성을 벗어날 수는 없다. 때문에 한글 도메인을 비롯한 다국어 도메인은 최상위 도메인이 아닌 해당국가 도메인에서만 서비스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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