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집행한 벤처캐피털 사장과 투자받은 벤처기업 사장의 만남. 공동발전을 위한 파트너로서 가장 밀접한 관계이면서도 때에 따라 껄끄러울 수도 있는 자리다.
벤처캐피털인 아이베스트창업투자를 이끌고 있는 한범희 사장(45)과 요즘 리눅스 관련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리눅스원의 김우진 사장(30)이 바로 자리를 함께 했다. 짙은 눈썹의 강렬한 인상인 한 사장과 우람한 체구의 김 사장은 최근들어 출장 등 바쁜 일정으로 자주 보지 못했다는 인사말과 함께 두 손을 마주 잡았다.
우선 리눅스원을 투자업체로 선정했던 이유를 묻자 한 사장은 『투자결정 이전에 국내 리눅스 관련업계를 지속적으로 조사한 결과, 오픈된 소스로 인한 공개 경쟁이 오히려 우량업체를 선별하는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면서 『리눅스원이 보유한 자유분방하고 도전적인 인력을 시스템화해 지원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도 지난해 8월 한 사장과의 첫 만남을 회고하면서 『회사 소개하는 자리에서 한 사장이 관련업계의 동향과 비전, 수익모델 등에 대해 많은 조언을 했다』며 철저한 준비과정을 통해 두번째 면담에서는 40분만에 투자결정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을 받았다. 이와 함께 『리눅스 관련시장이 미처 형성되기도 전에 관련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을 이었다.
이어 최근 벤처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인 자금유치와 관련해 투자회사의 대표로서 한 사장의 견해를 묻자 그는 『작년 7, 8월까지는 비록 벤처업체의 사업계획서가 어설픈 면이 있었지만 진취성과 창의성을 높이 살만 했다』며 『최근 심사 대상업체들은 컨설팅 전문가들이 대리 작성해 세련된 사업계획서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 그 진실성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들이 그럴싸한 외형 갖추기보다는 기술과 진실성을 바탕으로 벤처정신을 보일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김 사장도 『벤처기업은 사업에 대한 비전과 그에 합당한 프로세스를 구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들과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자신의 경험에 비춰 조심스레 거들었다.
그러자 한 사장은 『투자자와 업체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가족과 같은 관계 정립이 중요하다』면서 『자금운용·마케팅 등에 대해 각종 전략을 공유하고 지원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구축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최근 자금경색과 각종 악재들로 장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벤처업계
를 다시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 쪽으로 화제를 옮겼다.
그동안 국내 벤처투자를 주도해 온 벤처캐피털의 입장에서 한 사장은 『벤처기업과 성쇠를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캐피털뿐이다. 그동안 머니게임에 치중한 것은 오히려 기관투자가들』이라며 벤처캐피털에 대한 일부의 왜곡된 시각을 지적하고 『최근 벤처기업가와 캐피털리스트의 역할 바꾸기가 많아지면서 서로의 위치를 망각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벤처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평했다. 한 사장은 따라서 『벤처산업이 갖는 리스크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바탕으로 접근해야 벤처생태계가 투기의 현장으로 되풀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최근 벤처 관련 모임에서 정부의 지원책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도 사실이고 실제로 벤처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면서도 『주변여건의 성숙을 기다리기 전에 벤처기업 스스로 먼저 홀로설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형과 아우처럼 얘기를 주고받는 두 사람에게 끝으로 서로에게 현시점에서 남기고 싶은 말을 물었다.
『사업은 자기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죠.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준비를 통해 정도를 걸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한 사장이 조언하자 『제가 얼마나 아는가보다 무엇을 모르는가를 일깨워주셔서 감사드리고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회사를 이끌어 가겠습니다』라며 화답했다.
신경제의 성장엔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국내 벤처업계에서 한 사장과 김 사장이 상생의 노력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올바른 전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약력)
-한범희 사장
△55년 경북 칠곡 출생
△86년 체이스맨해튼은행 근무
△88년 제일증권(현 한화증권) 법인영업부장
△94년 교보증권 자산담당 이사
△98년 아세아투자자문 경영고문
△99년∼현재 아이베스트창업투자 대표
-김우진 사장
△70년 서울 출생
△96년 고려대 전자공학과 졸업
△97년 고려대 전자공학과 대학원 중퇴
△97년 두얼시스템즈 사업본부장
△98년 한국리눅스비즈니스 사업본부장
△99년 파바트컴퓨터 부사장
△99년 9월∼현재 리눅스원 대표
많이 본 뉴스
-
1
삼성전자, SiC 파운드리 다시 불 지폈다… “2028년 양산 목표”
-
2
“라면 먹을떄 '이것' 같이 먹지 마세요”…혈관·뼈 동시에 망가뜨려
-
3
“저녁 대신 먹으면 살 쭉쭉 빠진다”···장 건강·면역력까지 잡는 '이것' 정체는?
-
4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쇼룸 문 연다…로봇이 춤추고 커피도 내려
-
5
트럼프, '전쟁리셋'에 유가 재점등…韓 4차 최고가 사실상 무력화
-
6
소프트뱅크-인텔, HBM 대체할 '9층 HB3DM' 기술 공개
-
7
현대차, '더 뉴 그랜저' 디자인 공개…“新기술 집약”
-
8
자동차 '칩렛' 생태계 커진다…1년반 새 2배로
-
9
의사가 극찬한 '천연 위고비'…“계란 먹고 살찌는 건 불가능”
-
10
中 BYD, 국내에 첫 하이브리드차 출시…전기차 이어 포트폴리오 다각화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