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월드>게임과 음악이 만났을 때

길을 걷다가 음반가게나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문득 추억 속의 영화나 연인을 떠올린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전파를 타고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한때 즐기던 게임과 그 게임을 함께 하던 친구를 생각하게 될 날도 머지 않았다.

인기가수의 노래와 유명교수의 연주곡 등 수준 높은 음악이 게임 배경음악으로 속속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 또 영화음악가처럼 게임음악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게임음악가들도 하나둘 생겨나면서 게임음악의 수준이 한차원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에 사용됐던 배경음악을 모아 단독 앨범으로 내놓기까지 하고 있다. 게임음악이 독립적인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어뮤즈월드에서 최근 출시한 「EZ2DJ」 음반은 댄스게임기 마니아들에게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마니아들은 게임장이 아닌 집이나 학교에서도 이 음반을 들으며 머릿속에 게임의 스탭을 떠올릴 정도. 특히 이 음반에는 신인가수 신이지의 「줘」 등을 비롯, 다양한 신곡이 수록돼 있어 머지 않아 게임기를 통해 스타로 부상하는 가수들까지 생길 전망이다.

호러게임인 「화이트데이」를 개발중인 손노리는 이 게임의 배경음악으로 이화여대 황병기 교수의 가야금 산조인 「미궁」을 선정했다. 「미궁」은 가야금 주법의 변화를 통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화제의 음악. 특히 이 곡은 괴기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져 호러게임인 「화이트데이」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활극게임인 「열혈강호」에는 가수 김정민의 신곡이 주제가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 게임음악의 불모지로 여겨진 온라인게임 분야에도 음악 바람이 불고 있다. 온라인게임 「판타지포유」 개발사인 이야기는 영화 「쉬리」 음향을 담당했던 「블루캡」을 통해 게임의 배경음악을 제작,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 국산 전략게임인 「킹덤언더파이어」를 개발중인 판타그램도 내년 3월 미국에서 게임음악을 음반으로 발매, 「킹덤」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게임음악 제작열풍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내는 사람도 없지 않다. 아직 국산게임의 수준이 기획, 스토리, 그래픽, 다양한 게임효과 등 많은 점에서 외국 게임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음악 마케팅을 위해 큰 돈을 투자하는 것은 겉멋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게임과 음악의 궁합에 대한 평가는 게이머들의 판단에 달렸다. 올해 말 쏟

아져 나올 국산 대작게임과 음악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