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서점 감정싸움

인터넷비즈니스가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는 가운데 표면화된 대표적인 온오프라인간 갈등인 온오프라인 도서업체들간 실력대결이 관련업체들의 서로 다른 노선 선택으로 명분이 약해지고 있으나 반대로 두 단체는 시민단체들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법정제소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온라인업체의 대표주자인 예쓰24가 한국출판인회의측의 요구를 수용, 도서의 온라인 할인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최대 오프라인업체인 교보문고가 최근 온라인 할인판매를 선언했다.

또한 온라인업체들에 도서를 공급해온 문학수첩사가 최근 한국출판인회의에 가입하고도 인기도서인 「해리포드와 불의 잔」을 인터넷서점에 계속 공급하고 있으며 한국출판인회의측은 이에 대해 뚜렷한 제재를 가하지 않는 등 사실상 양측의 명분은 갈수록 퇴색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서점대책협의회는 지난 10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정보통신부에 출판인회의의 불공정 담합행위에 대한 질의서를 제출했으며 경실련에도 13일까지 제소여부를 묻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특히 인터넷서점협의회는 제소에 앞서 정보통신부와 경실련에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 이번 사태가 정부부처 및 시민단체까지 가세된 뜨거운 감자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인터넷서점대책협의회는 △사업자단체인 한국출판인회의가 단행본 출판사에 인터넷서점에 도서를 공급하지 말도록 협조요청하는 행위는 단행본 출판사의 사업내용 또는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공정거래법 1항 3호)에 해당하며 △인터넷서점에 책을 납품하는 서적도매상에게 책을 납품하지 않기로 결의한 행위는 서적도매상과의 거래를 부당하게 거절하거나 거래상대방을 차별해 취급하는 행위(공정거래법 제26조 1항 4호 전단)에 해당하는 등 위반이 명백하므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직권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인터넷서점대책협의회는 또 정통부와 경실련측에도 더 이상 중재를 기다릴 수 없다며 13일까지 입장을 표명해줄 것을 요청하고 15일에는 단독으로도 불공정혐의 제소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13, 14일 이틀간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최후 중재에 나설 방침이며 이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경우 인터넷서점대책협의회·한국인터넷기업협회·YMCA·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과 함께 한국출판인회의측을 불공정행위로 제소키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14일까지 타협을 보지 못할 경우 일선업체들의 움직임과는 무관하게 온오프라인업체들과 시민단체들이 가세된 법정분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난 8일에는 길벗·김영사·돌베개 등 15개 출판사가 도서DB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 등을 들어 815·북스포유·삼성 크리센스·알라딘·인터파크(북파크) 등 5개 인터넷서점에 내용증명과 함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통지한 바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