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전자상거래(EC) 및 양방향TV 등에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 MPEG7 기술의 국제표준 채택이 기정사실화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달 하순 프랑스 라불 국제회의에서 세계 각국의 MPEG7 기술안 가운데 20%를 위원회 초안(committee draft)에 포함시킴으로써 엄청난 관련 산업의 파급효과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더욱이 내년 7월까지 MPEG7 표준화 작업이 완료돼 IMT2000 관련 로열티 협상도 우리에게 유리해질 전망이다. 이 회의 결과는 우리나라 기술을 포함한 미국·일본 중심의 제안기술이 위원회 초안으로 채택됨으로써 최종 검증을 앞두게 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향후 MPEG 관련 제반 요소기술을 통합해 인프라를 구성하는 MPEG21 규격 제정에도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 표준화 작업 경과와 추이= 지난 8월 열린 ISO 멀티미디어 국제 표준회의의 JC29 베이징회의에서 우리나라는 IMT2000, 양방향 TV용 멀티미디어, 전자상거래 카탈로그 등에 사용할 수 있는 22종의 MPEG7 규격을 제안했다. 이는 단순한 워킹그룹 초안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였던 만큼 본 위원회 초안 채택여부까지는 불명확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전세계 20개국에서 400여명의 전문가가 자국의 기술규격을 세계표준으로 반영하기 위해 참석했던 이번 프랑스회의 결과 참가자들은 미국의 기술 30%, 일본의 기술 30%, 우리나라 기술 20% 정도를 MPEG7 국제표준에 합당한 ISO 위원회초안으로 채택했다.
내년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회의에서는 이번 드래프트를 부분적으로 수정하게 되고 7월 이스라엘회의에서 투표로 표준화가 최종 결정된다. 지난해 12월 하와이에서 MPEG7 기술표준화가 논의된지 채 1년도 안돼 MPEG7의 국제표준화가 급진전을 이룬 것이다.
MPEG7은 동영상부호화기술로 규정되는 MPEG4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통신 네트워크나 저장매체에서 멀티미디어 정보를 효과적으로 저장·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여기에는 계층적 요약, 데이터지정, 합성키프레임 요약 및 기술방식, 주요음향기반 멀티미디어 요약, 맞춤형 비디오 요약, 브라우징 선호도 구조, 형태표현, 경계밝기 분포 표현기술, 균등 색상 양자화, 선별 및 검색 선호도 구조, 이미지검색 등의 기술들이 포함된다.
국내에서 MPEG7 기술을 확보한 기업 단체로는 단연 LG전자기술원이 으뜸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삼성전자, 현대전자, 코난테크놀러지, 고려대, 한양대, 동국대 등이 뒤따르고 있다.
◇ 산업계 파급효과와 과제= 우리나라 MPEG7 기술이 국제표준에 20%나 반영되었다는 것은 향후 IMT2000 관련 기술협상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약 100건의 제안표준이 채택된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 일본, 한국 등 3개국이 전체표준의 80%를 확보하는 등 비유럽계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유럽 통신업체와 비동기식 차세대이통 기술협상을 벌여야 할 우리기업에 상당히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MPEG7 국제표준에서 20%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기업의 경쟁력은 MPEG4의 파급효과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나라가 10% 정도를 차지하는 MPEG4 기술표준 확보에 따른 효과는 2002년 약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우리로서는 향후 새로운 멀티미디어 프레임워크로 등장한 MPEG21 표준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 등에 사용될 이 표준제정은 인프라 구축시 활용할 수 있는 일관된 표준을 제정하자는 데서 출발한 만큼 EC를 위한 상호연동, 전자결재, 콘텐츠 전달 및 안전보장, 권리관리, 지불보증 콘텐츠 획득 등의 종합적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엄청난 파급을 가져올 MPEG21 표준화에 대비해 국내 단체, 관련기관별, 업체별 기술개발 역량을 국가적 차원에서 결집 통합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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