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세대이기를 바라는 신세대. 신세대이기를 바라는 쉰세대. 중년의 문턱에 들어선 아리누리 이문호 사장(45)의 가장 큰 바람은 좀 더 젊게 보이는 것이다. 아직도 20대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니는 드림인테크 정경석 사장(29)은 가능한한 나이가 들어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쉰세대와 신세대 대표주자가 서로의 위치를 한없이 부러워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업계에서는 30대만 돼도 중년 취급을 받습니다. 벤처 모임에 나가봐도 젊은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나이가 큰 허물이 아니지만 왠지 주눅드는 기분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패기와 정열도 부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나이를 따지는 풍토가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만나는 사람 대부분의 나이가 지긋합니다. 때론 젊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죠. 특히 사업경험에서 우러나온 경영철학이나 노하우,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는 부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나이 때문에 갖는 장단점이 있다며 이문호 사장과 정경석 사장이 토로하는 하소연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데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마인드와 정신이라고 입을 모았다. 첫 만남이 그렇듯이 호구조사로 대화가 시작됐지만 CEO인 두 사람의 관심사는 역시 「인터넷 비즈니스」다.
『최근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기업이 투자를 줄이는 분위기 입니다. 그동안 진행됐던 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흔히 있어 사업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벤처 투자 붐도 주춤하면서 회사운영이나 투자비용을 조달하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CEO의 최대 관심사는 돈과 사람이라며 이문호 사장이 어려워진 경기상황을 이야기하자 정경석 사장은 그래도 인터넷은 큰 흐름이며 시장전망은 낙관적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에서 인터넷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총 4번의 부침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국내도 좀 더 성숙한 인터넷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거품을 걷어 내는 과정이 아닐까요. 비 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지듯이 어려운 시기가 고속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벤처 거품론이 나오자 이문호 사장이 바로 이를 받는다.
『벤처가 성장할 수 있으려면 4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시장이 나오지 않는 첫 제품(first), 수익성 있는 아이템(profitable), 제품의 완성도(best), 차별화된 사업(unique)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인터넷 기업 가운데 과연 이 4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업체가 몇이나 될지 궁금합니다.』
아리누리는 웹 기반 콜센터 호스팅 서비스가, 드림인테크는 웹메일과 보안 솔루션이 주력제품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두 회사는 창립 월이 모두 10월이다. 아리누리는 98년 10월 17일, 드림인테크는 97년 10월 1일 각각 창립했다. 비록 나이로 보면 이문호 사장이 후배지만 정경석 사장이 먼저 벤처에 뛰어들어 비즈니스면에서는 선배 격인 셈이다.
두 회사는 사업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인터넷 비즈니스에 몸을 담고 있다는 면에서 현 상황을 보는 시각은 서로 비슷하다.
『인터넷은 분명 비즈니스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또 지금까지의 변화 못지않게 앞으로 더욱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동안 쌓아 온 모든 것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계승과 발전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공감합니다. 인터넷은 비즈니스면에서도 큰 시장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새로운 사업분야가 태동했고 골드러시에 비유될 정도로 엄청난 사업기회를 던져 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시작입니다. 가능성은 더 무궁무진합니다. 이를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활용할지의 여부는 인터넷 기업에 몸담고 있는 우리 모두의 과제일 것입니다.』
이문호 사장과 정경석 사장은 동종업계에 있다보면 협력할 일도 있고 선의의 경쟁을 벌일 일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세계 유수의 기업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올바른 벤처기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아리누리 이문호 사장
△57년 12월 20일 출생
△82년 중앙대학교 대학원 전자공학 석사 졸업
△83∼84년 삼성항공
△98년 데이콤 이사 대우(글로벌스타 사업팀장)
△98년 아리누리 설립
드림인테크 정경석 사장
△73년 3월 27일 출생
△94년 대학생 SW경진대회 금상
△97년 드림인테크 설립
△98년 경상대 컴퓨터과학과 졸업
△2001년 2월 KAIST 최고경영자 이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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