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컴퓨터업체들이 최근 들어 고민에 빠져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의욕적으로 내놓은 제품의 일부 기능에 하자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잇단 외신보도로 어려움이 적지 않다.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도 쉽지 않고 일반인들의 사실확인 전화에 일일이 응대하면서 설득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현황 =국내 컴퓨터업계나 임베디드시스템 등 개발업체들의 고민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초부터다. 세계 프로세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인텔이 중앙처리장치(CPU) 1㎓ 시대를 알리며 선보인 1.13㎓급 CPU가 발열문제로 리콜에 들어가면서 문제의 발단은 시작됐다.
AMD의 1㎓급 CPU가 선보인 이후 인텔 1.13㎓ 프로세서를 CPU출시를 손꼽아 기다렸던 이들 업체로선 제품 출하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컴퓨터업계는 이어 이달초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운용체계(OS)인 「윈도미」의 경우 보안 문제가 발생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면서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윈도미가 일종의 과도기적인 버전으로 윈도98에 비해 특별히 나은 기능이 없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윈도98과 윈도미 사이에서 어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할지 결정하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윈도미가 노트북컴퓨터에서 세트업이 쉽지 않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일부 컴퓨터업체들은 아예 제품개발을 중단한 상태다.
MS의 OS를 둘러싼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윈도CE로까지 확대되면서 PDA업계를 중심으로 윈도CE 최신 버전인 3.0이 구버전인 윈도 CE.2.11에 비해 동영상구현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 등 성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돌고 있다.
윈텔진영의 이같은 성능 및 결함에 대한 관련 업계의 의견은 공통적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는 MS와 인텔이 경쟁업체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면서 성급하게 제품을 발표하고 출시함으로써 빚어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실제로 MS사의 경우 우선 서버 및 PC시장에서 리눅스가 강세를 보이자 윈도미를 충분한 제품안정화기간을 거치지 않고 선보였다. 또 이동컴퓨팅분야에서 임베디드리눅스가 윈도CE를 위협하자 이에 너무 성급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인텔도 예외가 아니다. AMD가 지난해말에 CPU 1㎓시대를 먼저 열면서 인텔의 아성을 흔들자 당초 1㎓ 제품발표 및 출시시기를 크게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인텔의 1㎓ 제품하자에 대해 PC업계는 우선 펜티엄Ⅲ800 제품판매에 주력하면서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당장 1㎓ 제품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PC업계는 펜티엄Ⅲ 다음단계인 펜티엄Ⅳ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MS와 인텔의 반응=MS측은 업계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전혀 문제 없다고 공박하고 있다. 임베디드시스템 등 OEM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MS의 김시연 이사는 『윈도 CE 3.0의 스트리밍 비디오 기능에 일부 문제가 있다는 업계의 지적은 다소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윈도 CE 3.0를 채택중인 각종 임베디드시스템하에서 VOD나 스트리밍 비디오 등 동영상 구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포켓PC·산업용장비·영상기록시스템 등 업계를 중심으로 중심으로 현재 윈도 CE 3.0버전 채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인터넷TV용 세트톱박스는 다소 늦어 CE 3.0으로 전환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윈도미의 노트북 세팅문제에 관해서도 MS측은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노트북은 데스크톱 PC와는 달리 메이커 마다 제공되는 하드웨어·디바이스·드라이버 등이 독특해 노트북에 윈도미 세팅시 메이커에서 별도의 드라이버를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윈도미의 보안문제와 관련해선 윈도미가 128비트급의 보안코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OS인 윈도98보다도 훨씬 강력한 보안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텔칩의 문제와 관련해선 인텔코리아 오미례 이사는 『미국에서 1.13㎓급 펜티엄 3칩이 IBM·델컴퓨터 등 일부 컴퓨터업체에 공급됐으나 리눅스등 운용체계하에서 문제가 발생, 이미 리콜을 완료한 상태이며 이 CPU는 국내 컴퓨터업체에 전혀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인텔측은 현재 1.13㎓급 CPU는 올해말쯤 결함을 제거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10∼11월경에 1.4㎓급 펜티엄Ⅳ CPU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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